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 당국이 녹색제품의 대명사격인 전기차 생산과 관련,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중국내 현지 생산을 어렵게 하는 새로운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 자동차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중국회사와 합작하게 하고 보유 지분도 49% 이하로 억제한다는 것이다. 합작을 하더라도 주요 부품을 중국에서 생산, 조달 하거나 중국 기업에 생산을 허가하도록 규정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주요 핵심기술을 중국과 공유해야하는 만큼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외국계 자동차 생산 업체들이 지적재산권을 강제로 중국 측에 넘기게 하는 정책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거꾸로 본다면 녹색기술 확보를 위한 중국 당국의 의지가 읽힌다.
유럽과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에서는 2012년부터 차량 1km 주행시 이산화탄소가 130g 이상 배출되면 벌금이 부과된다. 만일 배출량이 3.5g 초과하면 수출차량 30만대를 기준으로 3 060만 유로(551억원)의 벌금을 내야한다. 지금보다 연비를 20%이상 향상시키지 못하면 판매수익보다 벌금으로 물어야하는 액수가 더 크다. 내년까지 EU가 도입하기로 한 새로운 환경규제는 50여개, 2020년까지 90여개에 달한다.
2009년 5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까지 자동차 연비를 40%(리터당 15.1km) 향상시키고, 배기가스는 현재의 1/3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권고 수준에 머물 거라는 예측과는 달리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사실상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각국은 에너지효율 향상과 환경보호를 위한 녹색기술을 돌파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다수 국가가 녹색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으려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까지 환경규제라면 유럽연합(EU), 미국 등이 선진 체계를 무기로 일방적으로 시행해 왔지만 이제는 중국조차도 이들 국가와 동등 수준 이상의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유해물질 규제 위주 정책도 이산화탄소 저감과 에너지 문제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자 소비 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에는 우리 제조업 기반도 많이 구축돼 있어서 그들의 녹색전략이 우리의 산업 전략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에너지, 환경 관련 새로운 규제들은 기후변화 대응이나 환경보호라는 정책목표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외국기업의 자국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규제들은 환경, 생태계 보호 등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WTO/TBT(세계무역기구/무역상 기술장벽) 협정에서도 예외를 인정해주고 있어 대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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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규제가 가져올 환경 개선이라는 긍정적 측면의 효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나 그 의도와 달리 타국에 대한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녹색규제는 기업의 추가적 비용 상승, 미충족 제품의 글로벌 시장진입을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중소기업들까지 이런 현실을 제대로 알고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보제공시스템 구축 등 녹색규제대응 서비스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호무역 조치의 동결을 지지해왔다. 녹색으로 포장된 새로운 보호무역주의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뿐 아니라 세계 경제 회복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이러한 새로운 녹색 보호주의 확산 방지를 위한 논의를 다시 한 번 주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이 선진국의 녹색 보호주의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녹색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국제표준에 반영해 나간다면 높아만 가는 녹색 장벽도 어렵지 않게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녹색기술의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길이 바로 보이지 않는 녹색 보호무역 장벽까지도 뛰어 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