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 진상 파악 나서, 인수전 새 국면 진입
현대건설(173,000원 ▼2,400 -1.37%)채권단이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현대그룹과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당초 예정보다 며칠 늦출 전망이다. 양해각서에 세부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 대해 채권단 내부에서 좀 더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그룹이 제시한 자금 성격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국회도 진상 파악에 나서는 등 고가 매각 논란이 일고 있는 현대건설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MOU 체결 늦춘다"= 채권단 관계자는 22일 "23일로 예정됐던 MOU 체결 시기를 며칠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MOU는 기한 내 체결될 예정이지만 날짜를 확정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MOU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 후 5영업일 내 체결하면 된다. 여기에 채권단이나 협상 대상자가 원할 경우 최대 3영업일을 더할 수 있어 사실상 MOU 체결 마지노선은 다음주 월요일인 29일까지다. 이후에도 양측이 합의만 하면 MOU 시점을 더 미룰 수 있다.
이 관계자는 "MOU 체결 시한을 넘기는 게 아닌 만큼 시기를 늦췄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자금조달 문제에 대한 검증 때문이 아니라 실무적인 이유에서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제출한 인수조달 자금 성격 논란을 확실히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채권단 내 이견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감사를 받는 우리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등 주주협의회 소속 은행들은 자금문제를 검증할 시간을 갖자고 외환은행 측에 요청했다.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 측은 그러나 "그런 건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현대그룹이 제시한 현대건설 인수자금 5조5100억 원 중 2조 원 가량의 차입금액이다. 우선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예치금 1조2000억 원과 동양종금증권이 투자하기로 한 8000억 원의 성격이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관련 자금은 적법하고 정당한 것으로 상세 내용은 주식매매 계약서(SPA) 사인 이후 모두 밝히겠다"고 해명할 뿐 상세한 자금 출처를 밝히지 않아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MOU 세부 내용 막판 조율=논란이 확산되자 인수자금 조달 내역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공동매각주간사'는 "재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대건설 입찰제안서 평가 시 입찰평가 기준에 따라 제출 서류를 공정하게 평가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제기한 인수조달자금의 출처와 성격에 대한 의문 뿐 아니라 과도한 차입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게 사실 아니냐"며 "일단 MOU가 체결되면 자금출처에 문제가 있어도 쉽게 계약을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확실히 하고 가자는 의견이 채권단 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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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MOU에 세부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채권단이 발표한 결과는 구속력이 있는 탓에 이를 뒤집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추가증빙 서류 제출 심사 시 서류조건을 강화하거나 추후 자금성격이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간 이해관계가 같지 않은 만큼 협의 과정에 일부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MOU에 담길 세부 내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양해각서가 체결되면 이후 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도 진상 파악나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양당 간사 합의로 오는 24일 현대건설 채권단의 일원인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불러들였다.
우제창 민주당 간사는 "현대건설 관련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해 채권단의 보고를 받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양당 간사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유 사장은 정무위에 우선협상자 심사 과정 등과 관련한 사항을 보고할 예정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에 예치된 1조2000억 원에 대한 위원들의 질의가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