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승유 회장의 꿈이 이뤄지려면...

[기자수첩]김승유 회장의 꿈이 이뤄지려면...

정진우 기자
2010.11.29 07:05

# 지난 18일 모든 언론이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추진'이라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을 때였다.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승유하나금융지주(127,900원 ▲800 +0.63%)회장은 이날 아침 내부 강연회에서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후 갑자기 하나고 이야기를 꺼냈다. 하나고는 하나금융이 서울 은평뉴타운(은평구 진관동) 인근에 세운 자율형 사립고다.

김 회장은 "하나고의 지난해(2010학년도 대상) 경쟁률이 7.2대의 1이었지만, 올해(2011학년도 대상)는 3.58대 1로 내려갔다"면서도 "작년엔 상위 3%면 됐는데 올해는 3%도 힘든 걸 봐선 지원자 실력은 월등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학은 그렇게 시키지만, 이제 어떤 교육으로 졸업시킬 건지 숙제가 남아있다"며 "하나고의 교훈이 '세계가 나를 키운다. 내가 세계를 키운다'인데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연회에 참석한 200여 명의 임직원들에게 "앞으로 힘을 합쳐서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자"고 당부했다. 정확히 일주일 후, 하나금융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주당 1만4250원(총 4조6888억 원)에 인수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후 곧바로 "2015년까지 세계50위권 글로벌 뱅크로 성장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다. 외환은행 인수로 단숨에 316조원의 대형 금융회사로 탈바꿈했지만, 글로벌 플레이어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려면 반드시 극복해야할 게 있다.

바로 내부 통합이다. 하나금융 경영진들은 "여러 이질적인 집단이 모인 만큼 개방적인 분위기가 기업문화다"고 했지만, 서울은행 출신의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성골(하나은행) 출신에 비하면 서울은행 출신은 상대적으로 연봉도 적고 진급도 느리다"고 지적했다. 외환은행 직원들도 이를 걱정하고 있다. 당분간 합병 없이 다른 체제로 간다고 했지만, 이를 믿는 직원들은 별로 없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 후 글로벌 은행으로서 날개를 달려면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한다. 경영진들이 제2의 창업이란 생각으로 이 문제에 달라붙어야 한다. 진정한 내부 통합 없이는 글로벌 은행의 꿈도 요원해진다. 김 회장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저 그런 대형 시중은행 하나에 머물 것이란 걸 그동안 국내 은행 합병 사례를 통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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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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