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채권단 "외환銀의 현대건설 지분 따로 팔라"

성난 채권단 "외환銀의 현대건설 지분 따로 팔라"

김익태 기자
2010.11.29 17:43

현대건설 MOU 체결 단독 강행에 비난 목소리

"이럴 바에야 차라리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보유지분을 채권단에서 떼 내 따로 팔아라."

29일외환은행이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전격 체결하자 우리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 등 다른 채권단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다.

당초 채권단은 인수자금 성격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현대그룹이 증빙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MOU 체결 시한인 이날 오후 운영위원회를 열어 MOU 체결 여부 등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외환은행이 충분한 사전협의도 없이 MOU를 체결하고 이를 언론에 발표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건설의 주거래 은행이자 채권단 내 최대 지분을 보유한 외환은행에 MOU 체결 권한을 위임한 탓에 할 말은 없지만, 분을 삭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MOU 효력이 발생한 것에 이의는 없지만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007 작전 처리하듯 이런 식으로 MOU를 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선 외환은행이 MOU를 체결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체결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현대그룹이 체결 지연으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그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을 거란 설명이다.

하지만 이전부터 현대건설 매각을 지나치게 서두르는 모습을 보인 외환은행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적잖다. 이면에는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

론스타는 현재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현대건설 매각의 지지부진은 외환은행 매각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탓에 론스타가 현대건설 처리를 서두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채권단 일부에서는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보유 지분 8.72%를 따로 떼 내 처분하라는 격앙된 목소리도 나왔다. 이럴 경우 주주협의회 자체가 깨지고 현대건설 매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자명해진다. 현대그룹이 제기하는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외환은행 지분을 따로 팔 수 있을지 여부는 법적으로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며 "채권단 내 불협화음이 잦아들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그런 일이 발생하지 말란 법은 없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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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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