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생명, 증자하자 마자 동부건설 땅매입 논란

단독 동부생명, 증자하자 마자 동부건설 땅매입 논란

배성민 기자, 오상헌
2011.02.08 16:05

동부생명 1200억 증자 한달뒤 건설서 1271억 땅 매입

금융당국이 보험사-대기업 계열사간 부동산 거래에 대해 주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동부그룹이 보험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다소 이례적인 부동산 매입 사실을 공시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동부생명은 최근 동부건설의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일대 토지(36필지)를 1271억원에 사들였다고 밝혔다. 해당 토지는 서울역 인근의 땅으로 동부건설이 짓는 건물들의 모델하우스 부지로 활용되고 있다.

↑ 동부건설이 서울 동자동 일대에 짓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 조감도
↑ 동부건설이 서울 동자동 일대에 짓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 조감도

이번 매각으로동부건설(9,050원 ▲1,060 +13.27%)은 매각 차익만 893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동부건설 순익(잠정치) 138억원의 6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동부생명-동부건설 간의 거래가 지난해 12월 이뤄진 동부생명 유상증자 이후 40여일만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당시 동부생명은 전환우선주 공모 방식으로 1199억원을 조달했고 이를 사내 운영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계열사 지원 등에는 공모자금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재무구조개선(RBC 비율 향상, 176.42(2010년9월) → 232.32%(2011년3월 예상치)), 영업경쟁력 강화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동부생명 유상증자에는 계열사(주주) 외 일반인의 참여가 부진해 동부증권, 동양종금증권 등 청약 주관사들이 829억여원을 실권주 인수 방식으로 맡아주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동부생명은 일단 유상증자와 부동산 매입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당시 증자대금은 채권, 주식 매입 등에 쓰였고 이번 부동산 거래 관련 자금은 다른 돈이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수입보험료가 매해 1조4000억 ~ 1조5000억원이 들어올 정도로 탄탄하고 자체 사옥을 갖고 있지 않을 정도로 부동산 보유 내역이 없어 투자처 다변화 차원에서 부동산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부생명은 지난해 7월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2009년 중에 116억여원 상당의 토지와 건물을 처분해 부동산 보유 내역이 5억2000여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동자동 토지 거래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동부건설 지원용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동부건설은 "시세대로 거래한 것으로 감독당국이 주시하는 만큼 싸게 팔고 그러진 않는다. 사업 주체가 어디가 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면서도 "회사 입장에서는 (이걸 통해서) 재무구조도 좋아진다고 본 것이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동부건설의 실적도 지난해 순익이 2009년에 비해 73.9% 줄어드는 등 부동산경기침체에 따른 건축주택부문 매출, 투자자산처분차익 감소 등의 영향권 하에 놓여 있다. 돈에 꼬리표가 달리지 않은 만큼 증자 후 한달만에 계열사 부동산을 사들인 것에 대한 오해의 소지도 여전하다.

이밖에 또 다른 금융계열사로 회사의 주력사인동부화재(167,800원 ▲7,500 +4.68%)가 지난해 6월 서울역 앞의 게이트웨이타워를 사들인 사실이 공개된 적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내놓은 보험감독·검사 방향을 통해 "보험사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 강화와 부당내부 거래 근절을 위해 보험사와 대주주, 계열사간 자산거래 등 내부거래를 상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검사.감독 방향이 공개된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 부동산 거래 사실을 공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며 “그룹 상장 계열사의 주주들과 유상증자 참여자들이 갖는 의혹을 해소해야 할 의무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그룹은 "부동산 매매와 증자는 별개의 계획을 가지고 진행된 것으로 적법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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