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고백'

뒤늦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고백'

김지민 기자
2011.03.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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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1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 보류 해제에 따라 라 전 회장이 28일 스톡옵션 일부를 행사하고 일부는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이 3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자료의 일부입니다. 참고자료 제목은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 스톡옵션 행사'였습니다. 라 전 회장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는 보도를 한 뒤 이틀 만에 이를 확인해준 셈입니다.

사실 사적 재산권을 행사하는 게 잘못은 아닙니다. 굳이 밝힐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숨길 필요도 없습니다. 헌데 신한금융과 라 전 회장은 일단 입장을 유보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라 전 회장에게 보류키로 했던 스톡옵션을 행사해도 된다고 허락해 준 신한금융 이사회부터 그랬습니다. 관련 사실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습니다. 이사회 의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공표되는 사항이라면 모를까 확인을 해 줄 수 없다"고 피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이란 없는 법입니다. 지난 1일 이사회가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를 허용키로 결정한 게 보도됐습니다. 머니투데이는 한발 더 나가 스톡옵션을 일부 행사했다는 사실까지 알렸습니다. '설마 신임 회장을 내정한 지 한 달 도 채 안 돼서…'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실 앞에선 관념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그 때도 신한금융이나 라 전 회장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신한금융의 태도가 며칠 만에 달라졌습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들고 나서자 겁이 나기 시작한 것일까요. 자료를 내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 내역과 반납 내역을 알렸습니다.

등 떠밀리듯 부랴부랴 자료를 내는 신한금융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라 전 회장에게 스톡옵션이란 것이 본인이 그동안 신한금융을 위해 일해 왔던 것에 대한 떳떳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래서 당당하게 먼저 밝혔다면 지금과 같은 여론의 뭇매는 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2007년과 2008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 3만8500주에 대해서는 자진 반납키로 했다'는 '친절한' 설명을 오늘이 아닌 2월 28일에 해줬다면 소나기 같은 비판을 조금은 면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밝혔더라면 라 전 회장이 신한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주주들에게도 이해를 구하고 있다는 의미 역시 전달 될 수 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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