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라응찬·신한 이사회, 해도 너무해"

금융당국 "라응찬·신한 이사회, 해도 너무해"

박재범 기자, 김지민
2011.03.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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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해도 너무 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렇게 정리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3일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100,900원 ▲100 +0.1%)이사회를 겨냥해 "아직 정신 못 차렸다"고 비판한 데 대한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신한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하게 얘기한 적이 있냐"고도 했다. 그만큼 화가 났다는 얘기다.

감독당국은 그간 신한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해왔다. 물론 대원칙은 신한 스스로의 해결이었다. 관치 논란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러면서도 흐름은 놓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감독당국이 내린 결론은 '실망'이었다.

파벌 싸움이 대표적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설 연휴 직전 기자들을 불러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말한 것은 작은 예에 불과했다. 금융권 인사는 "신한 사태가 불거진 후 '워닝(경고)'이 전해졌는데도 (신한측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 선임이 마무리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막후 상황을 들어보면 그것도 아니었다. 당시 금융권에선 일부 인사의 이사직 유지설이 나돌았다. 결과적으로 없던 일이 됐지만 실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게 금융권 고위 인사의 전언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그 시기를 전후로 직접적 경고를 몇 차례 했다"며 "그렇게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 뒤에 나온 게 바로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허용 문제다.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매번 증폭되고 있는데 대한 금융당국의 불만은 최고조다. 그 중심에 라 전 회장이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제 (라 전 회장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신한금융이 조직과 인사에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달라지는 모습이 없다면 신한금융의 미래는 없다"고 말한 것도 '탈 라응찬'을 주문한 것으로 읽힌다.

감독당국이 정의한 '정신 못 차린' 대상은 라 전 회장만이 아니다. 이번 사안에 있어선 신한지주 이사회도 중심에 있다. 당장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지배적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경영진을 견제하고 훼손된 기업 가치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게 이사회의 역할"이라며 "신한지주 이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 이사회의 결정이 금융감독당국에 대한 '도전'으로 비쳐지는 점도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라 전 회장 못지않게 신한지주 이사회를 향한 불신이 커진 셈이다.

그렇다고 금융감독당국이 마땅한 수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라 전 회장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을 취소할 수도, 행사를 제한할 수도 없다. 현실적인 방안은 라 전 회장이 스스로 반납하는 정도다.

하지만 이의 현실화 여부를 떠나 '라응찬 리스크'가 여전히 신한을 짓누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장 금융감독당국은 향후 금융회사 검사 때 CEO 리스크를 중점 사항으로 둘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 리스크는 지배구조와 의사결정을 모두 포함하는 문제"라며 "감독당국이 무게 중심을 두고 검사를 진행하면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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