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전·월세 대출상품 개발해라"…은행들 '당혹'

당국 "전·월세 대출상품 개발해라"…은행들 '당혹'

오상헌·김지민·박종진 기자
2011.03.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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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 자체 재원 대출 늘여라 '주문'… 은행 "지금 팔고 있는 것도 충분"

지난 2일 금융당국이 대출상품 관련 시중은행 실무진들을 소집했다. 최근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전·월세난을 덜어줄 수 있는 전·월세 상품개발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핵심은 은행 자체 재원을 바탕으로 대출을 늘리라는 것. 하지만 회의장에는 당황스러운 기류가 감돌았다

"현재 팔고 있는 전·월세 상품으로 충분하지 않나. 조금 더 나간다면 리스크가 크다." 한 은행 관계자는 마땅한 상품개발 방법이 없음을 토로했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은행권 전·월세자금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보증기관 보증대출 이외에 은행 자체 취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및 관행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은행 자체 대출 취급이 미미한 이유를 임차보증금 담보 설정 등 관련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출취급 절차를 개선해 저신용자 맞춤 상품개발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은행업계는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증기관 보증대출 없는 신용대출은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위험성이 높고 수요가 없을 것"이라며 "기존 상품 외에 다른 방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은행이 취급 중인 전·월세자금 대출 규모는 전년보다 21.6% 늘어난 약 12조8000억원으로 대부분 주택금융공사 보증(약 10조2000억원) 대출에 해당한다. 은행 자체 재원 대출은 전년보다 2배가량 늘어난 2조2000억원 정도로 이 중 보증대출은 2조원 이상이다.

이미 보증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존 대출상품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어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자체 재원으로 대출을 하려면 집주인의 동의를 바탕으로 임차보증금 담보를 설정해야 하는데 요즘처럼 공급이 부족한 처지에 어느 집주인이 동의서를 흔쾌히 써주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번 전·월세난이 세입자가 자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급물량 자체가 부족한데 근본 원인이 있는 것도 문제다.

금융당국 역시 뾰족한 대안은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대출상품의 홍보를 강화하고 새로운 상품개발에도 나서라는 주문"이라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일단 금감원은 자금 수요자들이 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전·월세자금 대출상품의 종류 및 특성 등을 손쉽게 알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상담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오는 15일까지 금감원 및 각 은행 홈페이지에서 은행권에서 이용 가능한 대출상품을 자세히 안내한다. 아울러 이달 10일 이후 금감원 및 각 은행에 전·월세 자금애로상담센터를 설치해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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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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