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내 변액보험 몇점짜리지

[기자수첩]내 변액보험 몇점짜리지

배성민 기자
2011.12.07 15:22

"낱개로 파는 편의점하고 박스에 담긴 할인점 물건을 같이 비교하는 것이 맞습니까?" "포장에 담긴 종합선물세트 중 하나만 꺼내 유통기한만으로 가격을 매기는 격입니다."

생명보험사들의 볼이 나와 있다. 공개적으로 꺼내지는 못 하지만 불만도 많다. 지난 5일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의 '변액유니버셜보험 회사별 상품비교' 발표가 있은 뒤의 일이다. 금소연의 이같은 발표는 최근 수년간 몇차례 있었지만 올해는 장소와 뒷배경이 특별했다.

금소연은 자료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기했다. 실제로 생보사들에 대한 담합 조사로 공포의 대상이 된 공정위는 변액보험 평가와 관련해 발표장소 제공뿐 아니라 경제적인 지원도 했다.

금소연의 조사결과는 중소형사들이 상품의 가격경쟁력과 수익률 면에서 앞서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항변처럼 의문은 남았다. 보험사들은 금소연의 수익률 비교는 각사 변액유니버셜 보험상품에 편입된 10여개의 펀드 중 하나를 임의로 골라서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대개 설정일이 앞서는 펀드가 누적 수익률이 앞서게 되는데, 설정일이 다른 펀드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게 무리라는 것이다. 금융위기 직전에 설정된 펀드와 지수가 바닥일 때 설정한 펀드는 물론 다르다.

또 설계사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과 전화, 방카쉬랑스 등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은 사업비가 다른데, 이를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것도 불공정하다고 했다. 비교 기준 등을 상세히 알려달라는 회사들의 요구에 금소연이 제대로 협조해 주지 않았다는 주장도 내놨다.

보험사들의 주장은 합리적이다. 직전까지의 수익률이 미래의 투자결과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점도 맞다. 설계사들의 1대1 서비스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금소연이 공정위의 협조 속에 다소 무리한 흔적도 있고 금소연의 조사대로 가입해 좋은 상품에 들었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보험사도 잊지 않아야 할 일이 있다. 매년 수만명의 설계사가 옮겨 다니며 사후관리를 받지 못하는 보험가입자가 넘쳐난다는 점과 '다른 회사와 비교할 때 뭐가 다르죠'라고 물으면 묵묵부답이다가 '아무튼 이게 최곱니다'라는 대답을 듣고 답답해하는 이들의 허탈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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