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 현지법인 영업점엔 그나마 간간이 찾아오던 중국 현지 고객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 이들은 인근 중국 은행과 다른 외국계은행으로 거래은행을 옮겼다고 한다.
중국 내 국내 은행 영업점이 이처럼 한산해 진 건 지난 해 하반기부터다. 이유는 이렇다. 국내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대형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영업정지되면서 중국 내 한국 은행에 대한 정서가 크게 악화됐다.
현지 고객들 사이에선 "저축은행의 부실 문제가 심각한데 한국 은행들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정서가 생겼다. 중국 금융당국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은행들에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라고 했을 정도다.
저축은행 사태가 국내 은행을 넘어 한국 금융의 대외 신인도와 신뢰도에 타격을 입힌 실례다. A은행 중국 현지법인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중국인들의 우려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칼을 빼든지 정확히 1년이 지났다. 지난해 1월14일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16개 부실 저축은행이 철퇴를 맞고 영업정지됐다. 저축은행들의 추악한 불법 행위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성과도 적잖았다. 대형 금융지주 회사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정상 저축은행으로 탈바꿈시킨 게 대표적이다.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위험한 영업행태를 버리고 서민금융 본연의 역할을 찾아 나서게 된 것도 구조조정의 성과다.
하지만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9월 영업정지를 유예받은 5개 저축은행의 운명이 조만간 갈린다. 금융감독원이 이미 검사를 끝냈고 설 연휴 이후 추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8일 한 조찬 강연에서 "지난해 무수한 부작용을 각오하고 저축은행 뇌관을 뽑았다"며 앞으로도 같은 상황이 와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원칙대로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겠는 의지로 읽힌다. 김 위원장의 다짐대로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확실한 '매듭'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