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금융사에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연간 5000억원 내외의 국부 유출(재보험 해외수지 적자)에 대해 금융당국의 메스가 가해진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물건을 인수할때는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해외 보험사와의 경쟁과 자본확충을 위해 업계 평균치 이상의 배당은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2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재보험 해외수지 역조 개선을 위해 학계 등에 외부 용역을 줬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보험사들의 재보험 담당자들과 이달 중순 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개선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결과 2006년부터 2010년(회계년도 기준(4월 ~ 이듬해 3월))까지 2조6204억원의 해외재보험 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위험관리 목적으로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재보험사에 넘기는 일이 많은데 이때 해외 재보험사에 대한 의존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만을 따져보면 국내 보험사들은 해외 재보험사에 의존하면서 7749억원을 출재(재보험 가입)했지만 해외 보험사들로부터 재보험을 받은(수재) 물건은 3318억원에 그쳐 44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수지 악화에 대해 보험료를 책정할 때 적용하는 기준을 국내외 재보험사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고 재보험을 대체할 만한 리스크 관리 수단이 미흡한 것 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또 세계 재보험 시장이 40여개의 글로벌 재보험사 중 뮌헨리(독일), 스위스리(스위스), 하노버리(독일), 버크셔(미국), 로이즈(영국), 스코리(프랑스) 등 상위 6개사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과점 상태인 반면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6%(2009년 기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국내 보험사와 재보험사의 역량 강화와 해외 재보험사와의 경쟁 여건 조성에 무게를 두고 다양한 방안을 업계와 조율 중이다. 한 보험사의 재보험 담당 임원은 "해외수지가 개선되는 것은 좋지만 일본 지진이나 태국 대홍수같은 자연재해나 대형사고에 대해서는 국내외로 위험을 분산시켜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국내사로부터 재보험 물건을 받는 외국보험사에 대해서는 담보설정(책임준비금(보험금 지급 이행을 위해 적립해놓는 돈))을 의무화하는 등의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국내 보험사가 해외 재보험 물건을 인수했을 때는 법인세 경감 등으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세제 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다.
보험사들도 해외 재보험사에 의존하기보다는 국내 보험사들간의 상호 교환 재보험으로 대체하거나 자연재해 등에 대비하는 날씨파생상품 등 보험대체상품 도입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수지 역조를 해소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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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등으로 해외 재보험사와 경쟁할 여건을 마련하기보다는 배당 등으로 단기적 이익에 급급했던 측면도 있다”며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이익잉여금으로 적립하는 등으로 재보험을 인수할 정도의 재무상태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