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운영 토지·건물 소유 필수, 충당금 25%도 부담
日은 임차시설 가능… 초고령사회 진입, 규제해소 시급

시니어사업을 바라보는 생명보험사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갈린다.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 삼성생명이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NH농협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검토단계에 있는 요양사업 진출을 사실상 잠정보류했다.
9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의 요양사업 자회사 KB라이프골든케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208억원으로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었다. 2024년 이 회사 매출은 139억원, 2023년엔 125억원이었다.
KB라이프골든케어는 △요양원(노인요양시설)인 빌리지 5곳 △케어센터(주야간보호센터) 4곳 △실버타운인 카운티(노인복지주택) 1곳 총 10개 노인시설을 운영한다.
보통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일상생활 전반에 도움이 필요한 장기요양 1~2등급에 해당하면 요양원에 입소하고 거동이 불편해 일정시간 돌봄이 필요한 3~5등급이면 재가급여 대상자로 케어센터를 이용한다. 실버타운은 일상생활이 가능한 건강한 고령자들이 거주한다. 이용비는 월 270만~350만원이다.
KB라이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 송파에 정원 350여명 규모의 요양원을 2028년까지 새로 열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아직 KB라이프골드케어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영업이익이 나고 있진 않다"면서도 "하지만 매출이 계속 성장하고 그룹 차원에서도 미래먹거리로 보고 사업도 지속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와 삼성생명도 시니어시설 운영사업에 적극적이다. 신한라이프도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원인 쏠라체홈 미사, 분당에 데이케어센터를 1곳씩 운영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2월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를 통해 그간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운영한 삼성노블카운티를 넘겨받았다.
2023년부터 보험사는 자회사 형태로 요양원이나 데이케어센터, 실버타운 등 요양기관 운영이 가능하다. 이에 KB·신한·하나·삼성 4개 생보사에 요양전문 자회사가 생겼다.
반면 농협생명이나 미래에셋생명 등은 요양사업 진출을 검토하다 사업을 보류했다.
시니어사업 진출을 주저하는 보험사들은 노인복지법상 토지와 건물 소유권 확보에 대한 규정이 최대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은다.
독자들의 PICK!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는 '노인복지시설 설치자는 시설을 설치할 토지 및 건물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돼 있다. 데이케어센터나 실버타운의 경우 임차운영이 가능한 반면 요양원은 직접 건물과 토지를 소유하지 않으면 운영이 불가능하다. 반면 우리보다 초고령사회를 먼저 겪은 일본에선 요양원도 임차시설에서 운영할 수 있다.
보통 정원 100여명이 가능한 요양시설을 수도권에 지으려면 최소 500억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부동산자산에 대해선 25%의 충당금까지 쌓아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실제로 4개 생보사 산하 요양전문 자회사 가운데 이미 요양시설이 들어설 부지와 건물을 확보한 곳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생보협회도 이같은 규제해소를 위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수년간 소통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다.
정부는 요양시설이 임대시설에 입주하면 건물주의 상황에 따라 갑자기 시설이 사라질 우려가 있고 규제해소로 인해 대형 보험사가 요양시설 시장에 진입할 경우 기존 사업자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년째 얘기했지만 당분간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며 "정부는 장기사업 특성상 건물주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거나 대형 생보사의 요양사업 진출로 인한 영세사업자의 피해를 우려하는 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