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 3연임 시도' 부산銀에 무슨 일]계열사 요직 이장호 회장 고교·대학동문 차지
6년째 부산은행을 이끌어온 이장호 BS금융지주회장 겸 부산은행장(65)의 은행장 연임 여부가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장의 은행장 3연임 여부는 오는 3월에 결정된다.
은행장 3연임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외에 국내 금융사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은행 CEO의 '장기집권'은 쉽지 않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최소한 회장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주사 회장의 임기는 아직 2년 이상 남았다. 지난해 3월 지주체제가 출범할 때 회장직까지 겸임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CEO로서 우수한 경영능력을 보여왔다. 1973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래 40년 동안 재직하면서 폭넓은 실무경험과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쌓았다. 지역 상공인 등과 돈독한 유대를 구축, 부산은행을 최고 지방은행으로 성장시켰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하지만 '장기집권'의 부작용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BS지주와 부산은행의 경영권 사유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부산은행을 비롯한 BS금융그룹의 계열사들은 이 회장의 학교 후배들이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S금융그룹과 계열사들의 감사와 사외이사를 제외한 주요 임원 15명(이 회장 제외) 중 13명이 부산상고나 동아대 출신이다. 이 회장과 고교 및 대학 동문이 아닌 임원은 2명뿐인 셈이다.
이 회장은 지주사 상임이사에 성세환 부산은행 부행장을 임명했는데 그는 이 회장의 동아대 동문으로 2007년 1월 부행장보로 선임된 지 6년째 임원을 맡고 있다. 부산은행 상임이사엔 이 회장의 부산상고 동문인 임영록 부산은행 부행장을 임명했다. 그 역시 2006년 3월 부행장보로 선임된 이래 7년째 임원으로 순항하고 있다. 이밖에 BS투자증권을 비롯해 자회사 대표이사, 비상임이사 대부분이 부산은행 출신이거나 부산상고, 동아대 동문들이다.
부산은행의 임영록 부행장과 이한철 재무기획부장 등 이 회장의 '핵심 후배'들은 다른 계열사의 이사직에도 이름을 걸어놓고 있다. BS금융그룹 전체가 이 회장 동문으로 라인업돼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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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과 동문이 아닌 임원 2명 가운데 채정병 BS금융 비상임이사는 대주주인 롯데그룹이 파견했다. 그리고 나머지 정진모 부산신용정보 대표이사는 이 회장의 동문이 아니지만 부산은행 출신으로 이 회장과 오랜 인연을 맺어와 이 회장 사람으로 분류된다. BS그룹 계열 전 금융사가 이 회장 사조직화됐다는 얘기를 면키 어렵게 됐다.

은행장 3연임했던 김승유 회장은 경기고·고려대 출신이지만 하나금융 내에서 특정 학연이 주류를 이룬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없었다. 신한금융의 라응찬 회장이 은행 후배들과 다퉈 불명예 퇴진했지만 라 회장과 동문인 선린상고 출신이 우대받았다는 얘기가 없던 것과도 비교된다.
부산은행의 임원 인사 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회장 측근 인사가 5년 넘게 임원 자리를 지키는 것과 달리 비측근 집행간부의 임원 재임기간은 매우 짧았다. 금융회사의 집행간부는 '2년 임기'를 보장하고 연임도 허용하는 게 관행이다. 집행간부가 CEO에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부산은행도 지배구조 내부규범(29조3항)에 집행간부의 임기를 규정해 놨다.
그러나 이 회장이 지난 2006년 은행장으로 취임한 후 선임한 임원 15명 중 4명(27%)이 1년 만에 해임됐다. 선임 후 2년 만에 옷을 벗은 집행간부도 5명이다. 무려 60%의 임원이 내부규정과 상관없이 2년 이내에 단명했다. 자연스레 CEO를 철저히 추종하는 내부 정서가 형성됐다.
부산은행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임원회의 등에서 개방적 토론 분위기는 기대하기 힘들다"며 "상명하복의 폐쇄적 의사전달만 이뤄지고 있어 집행간부의 소신 있는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지배구조는 일반기업과 다를 수 밖에 없다. 경영악화시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직 고위관료는 "은행이 사유화되는 걸 막기 위해 관련 규정을 왜 그렇게 촘촘히 만들어 놓았는지, 왜 그 많은 CEO가 때가 되면 용퇴를 선언하고 물러나는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 지배구조는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CEO 리스크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