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일제히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서고 있다. 포인트 적립 등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 그동안 회원들에게 제공됐던 '혜택'을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가서비스가 단순한 '혜택'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회원들의 '권리'에 가깝다는 주장도 있다. 배경은 이렇다. 카드 부가서비스는 카드사와 제휴업체의 계약을 통해 결정된다. 할인 및 포인트 적립에 따른 비용은 두 곳이 분담한다. 절반씩 분담하는 경우도 있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많은 부담을 지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거래가 성사된다. 바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다. 카드사들은 제휴업체에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건넨다. 제휴업체는 카드사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마케팅 등에 활용한다. 제공되는 개인정보의 형태도 다양하다. 카드번호부터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직장정보 등 각양각색이다.
물론 이는 회원들이 동의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카드를 발급받을 때 빼곡하게 적힌 약관에는 이 같은 정보들을 제휴업체에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눈 여겨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습관적으로 '동의한다'에 체크할 뿐이다. 제휴업체들이 다소 손해를 보면서까지 부가서비스를 유치하는 이유도 이런 '당근' 때문이다.
사실 회원 한 명의 개인정보가 큰 가치를 가지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맞춤형 마케팅 정보를 제공하는데 활용하는 정도다. 하지만 회원의 숫자가 수천, 수만명 수준으로까지 늘어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기업의 전체 마케팅 전략을 수집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개인정보의 양이 늘어날수록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한다. 카드 부가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카드 부가서비스는 개인정보를 제공한 대가, 혹은 권리로도 볼 수 있다. 카드사들이 수익성을 문제로 혜택을 줄인다고 하는 게 다소 어불성설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고객들은 갑자기 자신들의 온전한 권리를 발탁당한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카드사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