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돈 줘!"
세살배기 아들 녀석은 요새 '지구촌 이웃돕기' 저금통에 돈 넣는 재미가 쏠쏠해졌는지 퇴근만 하면 돈 타령이다. 돈 가치를 모르고 '질보다 양'이라고 느끼는지 100원 하나를 주는 것보다 10원 5개를 주는 것에 더 벙긋거린다.
지폐를 받을때는 형이 좋아하는 걸 곁눈질하지만 동전은 다 비슷한 색인데 10원짜리 색깔만 튀니까 더 좋아하는 듯 하다.
그런데 정작 아들이 원하는 10원짜리를 주머니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할인점에서도, 동네 슈퍼에서도 신용카드를 꺼내니 거스름돈 아니면 받기 힘든 10원 획득이 어려워진 것이다. 몇달전까지만 해도 있었던 든든한 10원 동전 마련처가 사라져 버린 탓도 있다.
골목 여기저기에 있는 프랜차이즈 빵집에 가면 대개 핸드폰 멤버십 할인이라는게 있다. 900원 어치를 사면 10%를 깎아주니까 1000원을 주면 190원을 돌려주는 식이다. 단숨에 아들 줄 10원짜리 9개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P빵집의 할인 제도가 얼마전부터 바뀌었다. '100원 밑 우수리'를 떨어내고 거스름돈으로는 100원짜리부터 내준다. 통신사의 방침이 바뀌어 그렇다는 설명이다.
화폐 발권과 유통을 맡는 한국은행은 사라져가는 10원짜리에 대해 이렇게도 설명했다. 물가가 오르는데다 화폐가치가 예전같지 않아 일단 소비자의 호주머니에 10원짜리가 들어가면 좀처럼 다시 안 나온다는 것이다. 지난해 새로 공급된 10원짜리가 다시 은행 창구로 돌아온 비율(환수율)은 4.4%에 불과했다는 것. 100원짜리 환수율(23.9%)의 5분의 1수준이다.
한은이 10원짜리 동전을 무한정 찍어내면 될 테지만 이 또한 비용부담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10원짜리 한 개의 발행 비용은 34원꼴이라니 저금통 10원짜리 세개를 찍어내는데 100원이 들었다는 말도 된다. 한해 2억~3억개가 공급된다니 10원짜리에만 10억원 가까이 쓰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유통업체에서는 늘 10원 짜리 공급이 달린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주말에 들른 할인점에서도 '거스름돈이 불편하면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고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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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 동전을 귀한 애물단지 신세를 면하게 해 주려면 아들에겐 한 달에 한번 이런 말을 건네야겠다 . "돼지 배 터지면 안 되니까 엄마한테 말해서 먼 나라 형들한테 보내주자고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