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A씨는 요즘 가장 큰 고민거리를 묻자 '아파트'라며 한숨을 내쉰다.
A씨는 2년여전 아이들 교육문제로 원래 살던 문래동 아파트를 전세놓고 목동으로 전세를 얻어 이사했다. 그런데 목동 전세가격이 2년만에 7000만원이나 치솟았다.
A씨는 갑자기 목돈을 구할 수 없어 전세 가격 인상분 중 2000만원만 내고 나머지 5000만원에 대해서는 매월 42만원씩 월세를 내기로 주인과 합의했다. 자연스레 전월세가 된 셈이다.
게다가 6개월전 문래동 아파트 전세자가 나가면서 전세금을 내주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주택담보대출이 4억원에 이른다. 지난 6개월간 월세와 은행 대출이자 등으로 빠져 나간 돈만 1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A씨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소득수준이 높고 자산이 있어 선택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아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대출자들은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85%로 전월말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집단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전월말보다 0.03%포인트 오른 0.4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0.97%로 나타났다.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 내는 것도 버거워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집단대출을 제외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지극히 안정적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아직은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소득이 높거나 자산이 대출총액보다 많기 때문에 대출금 상환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은행권 입장에서의 생각이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거나 거치기간이 지나 원금상환이 시작되면 대출자들은 원금 상환 압박을 받게 된다. 내년까지 거치기간이 끝나거나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128조원 수준이다. 원리금 상환 부담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금융권은 최근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원금 상환 유예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연체 없이 잘 갚아나가기 위해 당분간 상환유예가 필요한 고객, 상환액 조정이 필요한 고객들이 있을 것이다. 대출 고객에게도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