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조사 80%는 자진신고로 시작… 국민주택채권 담합조사땐 3개 증권사 리니언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여부를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증권사에 이어 18일 은행권까지 덮쳤다. 예상했던 수순이지만 속도가 빠르다. 특히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내부에선 '담합 가능성은 낮다'는 분위기지만 공정위의 전격적인 조사는 '뭔가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서는 공정위의 이번 조사와 관련해 '리니언시(담합 자진신고)'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담합 조사의 관행대로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그동안 리니언시의 부작용 논란이 있을 때마다 '리니언시가 없다면 담합을 잡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리니언시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담합 조사의 80%는 리니언시를 바탕으로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도 리니언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최근 공정위가 '담합'으로 잠정 결론 낸 증권사들의 국민주택채권 매입가격 담합 조사에서도 일부 증권사의 자진신고가 있었다. 공정위는 신고 내용이 이미 파악하고 있던 수준이어서 리니언시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들 증권사는 검찰고발 제외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대상 20개 증권사 중 3개 증권사는 자진신고 덕분에 검찰고발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공정위가 통상 현장 조사까지 나갈 때는 어느 정도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다음이라는 점도 공정위가 사전에 '뭔가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정의 근거다. 정부 당국자는 "공정위는 냄새가 나면 무슨 냄새이고 어디서 나는지 확인한 다음에 조사에 나간다"며 "요즘 같은 시기에 함부로 기업을 뒤졌다가 뒷감당을 어떻게 하겠나"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사나 은행은 CD 금리 담합으로 얻을 실익이 없는 상황에서 담합할 이유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D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해당 부서의 막내일 정도로 CD는 증권사의 관심 밖에 있는 상품이다"며 "거래가 없다보니 기준으로 삼을 금리가 없어 관행적으로 전날 금리를 그대로 써내는 경우가 있었지만 조작이나 담합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주장처럼 최근 CD는 발행도,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1월 30조5000억 원이던 시중은행 CD 발행잔액은 5월 말 30조7600억 원으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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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CD 발행잔액은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100조원이 넘었고 한때는 120조원을 웃돌았다. 공정위가 조사 기간을 조금만 과거로 넓히면 증권사나 은행권의 '발행도, 거래도 없어 담합해도 실익이 없다'는 주장과 다른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시작된 '증권사 국민주택채권 담합 조사'의 경우 감사원은 2009년부터 2010년 11월까지 담합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공정위는 2002년 이후 담합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