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졌다. 날씨 얘기가 아니다. 최근 만나는 은행 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금융 빙하시대가 왔다"며 잔뜩 움츠렸다.
연초만 해도 은행들은 고금리로 이익을 많이 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최근 4대 금융그룹이 내놓은 3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20% 줄었다. 특히 신한금융과KB금융(161,600원 ▲1,000 +0.62%)의 순이익은 30% 급감했다. 기업은행은 40%나 감소했다.
내년에는 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마진 압박이 커진 데다 대손비용 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NIM(순이자마진)의 하락은 내년 1분기까지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내년 1분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은행권 'NIM'의 하락은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각종 수수료 인하 압박과 금융당국의 규제 등이 금융 빙하시대를 촉진시키고 있다.
금융사들은 수익성 유지를 위해 비용절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각종 지원 축소는 물론 고객에게 발송하는 문자메시지(SMS) 비용 절감 방안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금융사들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비용절감 방안은 역시 인력 구조조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이 4년 만에 희망퇴직 추진에 나선 것만 봐도 그렇다. 내년에는 영업환경이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은행도 이익을 내야 한다. 은행이 이익을 내고 성장해야 고용창출로 이어진다. 하지만 전반적인 산업·경제적 관점에서 고용이 안정되지 않으면 은행의 영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일시적인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이 최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하면서 아쉬움을 나타낸 것도 바로 고용창출 부분이었다. 시간외 수당이나 연가 보상의 축소를 통해 그만큼 고용을 더 해 보자는 방안을 내놨으나 은행 사측이나 노조측 모두 받아들이지 못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에 대한 평가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1인당 생산성이 높은 금융사도 칭찬을 받아야겠지만 고용창출에 기여한 금융사도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좋은 기업'에는 세제혜택 등 실질적인 보상도 주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