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원스톱' 깨진 우리, '올스톱' 위기 산은

[더벨]'원스톱' 깨진 우리, '올스톱' 위기 산은

이승우 기자
2013.01.11 10:46

박근혜 시대 '금융지주사 민영화' 전망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9호) : 2013 Korea Capital Market Outlook 에 실린 기사입니다.

더벨|이 기사는 01월09일(10:56)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는 민영화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운명은 다르다. 태생이 정책금융기관인 산은은 "하자, 말자" 말이 많다. 반면, 우리는 "하자, 하자"지만, 현실적으로 묘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세 번째 좌절, 그리고 첫 도전에서의 고배. 우리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 민영화 이야기다.

2013년 새해에도 금융권의 최대 관심이다. 재개 여부나 그 방향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산업은행 민영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민영화에 대한 입장은 이랬다.

# 새누리당은 기존 이명박 정부의 대선 공약인 은행 민영화에 대해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박근혜 후보는 2012년 10월 중소기업중앙회와의 간담회에서는 기업은행 민영화시 중소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언급, 산은과 우리금융 민영화 이슈보다 한발짝 더 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순위로 여기던 기업은행 민영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집권 초기 강력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수차례의 경험으로 딜(Deal)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돼 있다.

# 민주통합당 입장은 명확한 편이다. 불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012년 11월 시중은행장과 만난 자리에서 산은과 우리금융 민영화 반대 입장을 확실히 했다. 민영화에 대한 원론적인 재논의가 불가피한 시나리오다. 국책은행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영화와 별개로 진행되는 산은지주의 기업공개(IPO)가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 산은, 하이브리드형 vs. 민영화 이전 회귀 vs. 정책금융기관 재편

산은금융지주 민영화 이슈는 겉으로 드러난 정치적 입장 차이보다 더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정책금융기관의 역할론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 산업은행법을 개정해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을 민간 상업은행으로 전환시켰다. 국책은행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이른바 '챔피언뱅크'로 만들자는 논리였다. 최근 들어 '하이브리드형 은행'으로 명칭이 바뀌긴 했지만 본질적으로는 국책은행 대신 국책은행 역할을 할 수 있는 민간 상업은행을 키우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201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대주주로 있으나 경영은 자율적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형 은행이 새로운 트렌드"라며 "산업은행은 이미 투자금융(IB) 부문 역량이 있고 개인, 상업금융의 기반을 어느 정도 쌓으면 세계적 은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추구하는 상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동시에 무늬만 정책금융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정책금융공사(KoFC)의 역할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재검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IPO와 민영화가 별개라고 하더라도 민간 상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며 "정책금융공사는 반쪽짜리 정책금융기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하이브리드형 정책금융기관 재편론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정책금융공사→산은금융지주→산업은행(대우증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한국인프라자산운용)로 이뤄진 지배구조를 정책금융공사→산업은행(대우증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한국인프라자산운용)로 바꿔 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산은금융지주 IPO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법 개정, 해외투자자 대상 IPO 로드쇼 등 산업은행 민영화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왔다는 점에서는 정책금융공사를 중심으로 한 정책금융기관 재편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등을 하나로 묶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 우리, 분할매각 현실적…점진적 지분 매각 가능성

우리금융의 민영화 재개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모펀드(PEF)의 금융회사 소유와 관련된 대목이다. 지난 2011년 두 번째 입찰 당시 실질적인 인수 의사를 보였던 곳이 PEF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매각이 어렵게 되는 방향이다. 산업자본이나 PEF가 아닌 이상 10조 원에 가까운 돈을 댈만한 곳은 없다.

우리금융 매각일지
우리금융 매각일지

다른 방안으로 다른 금융지주사와의 합병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1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인수 자금 부담에 더해, 합병 관련 절차와 관련 이슈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합병 관련 이슈 때문에 합병 방안을 접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은행과 광주·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 그리고 분사가 추진 중인 우리카드 역시 떼어내서 매각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메가뱅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생기고 있다"며 "우리금융을 현존하는 다른 금융지주사와 합병하는 방안은 정부와 정치권 모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시기를 늦춘다고 하더라도 일부 지분에 대한 블록세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노조를 포함, 우리은행 입장에서도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이행약정(MOU) 해지를 위한 단계로 해석,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수차례 일부 지분 매각을 해왔던 터라 결정권자들의 부담도 크지 않다. 지난 2001년 12조8000억 원(지분 100%)을 투입한 이후 이미 수차례 블록딜을 통해 현재 56.97% 수준까지 낮춰 놓은 상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선에서 추가 블록딜은 언제든 가능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정이 부족한 정부는 어떻게든 지분을 팔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인데 이에 대해 정치권이 어떤 시각을 가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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