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쌍용건설, 그 많은 낙하산들 뭐했나

[기자수첩]쌍용건설, 그 많은 낙하산들 뭐했나

박종진 기자
2013.02.13 18:10

'21세기 건축의 기적', '현존하거나 시공 중인 세계 건축물 중 가장 어려운 프로젝트'. 해외 고급건축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쌍용건설이 받았던 찬사들이다.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73층 호텔을 포함한 싱가포르 래플즈시티 프로젝트, 건설 시공부문 최초 금탑산업훈장 수상, '현대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등…. 쌍용건설의 자랑거리는 수도 없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처참하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외부도움 없이는 사실상 부도를 맞을 처지다. 건설경기 침체 와중에 잇따른 국내 사업장 부실이 치명타였다. 경기도 기흥 코리아CC 내 투스카니힐스의 대규모 미분양, 서울 우이동 콘도사업 중단 등이 도화선이 됐다.

'위탁관리' 책임만 맡고 있는 캠코는 더 이상의 추가 지원이 불가능하다며 공을 채권단에 넘겼다. 채권단은 캠코의 지원 없이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도 힘들다는 입장이다.

규정상 도와줄 방법이 없는 캠코와 마냥 부실 부담을 떠안을 수 없는 은행의 입장도 딱하지만 현장의 상황은 더 막막하다.

전국 쌍용건설 현장에는 협력업체의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당장 오늘 거래하는 물량에 대한 돈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얘기다. 발주처들의 의구심도 확대되는 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어떤 공식적 답변조차 해줄 수 없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쌍용건설은 국내외에 110여개 사업장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는 8개국의 10여개 글로벌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자격요건을 통과해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액수만 180억 달러에 이른다. 시공능력 국내 13위 건설사의 몰락이 끼칠 국가적 손실은 적잖다.

2004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쌍용건설의 감사와 상임고문, 비상근고문 등의 자리를 차고 앉은 사람들의 면면이 떠오르는 것은 이같은 아쉬움 때문이다.

정치권과 청와대, 캠코 등 힘있는 기관 출신의 '낙하산'들은 주인 없는 회사의 그럴듯한 자리를 차지했었다. 부실책임을 지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추락하는 쌍용건설에 낙하산을 매달아줄 대책은 과연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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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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