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가 거듭 재발하는 것은 금융회사들이 아직까지도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관련해 통렬한 반성과 적극적 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특히 최고경영자들의 관심과 열의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발생한 카드사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해 금융지주회장, 업권별 협회장, 주요 금융사 CEO 등을 긴급 소집한 후 강도 높은 질책을 했다.
회의에서는 그 동안 수차례 사고가 터지면서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고 개선·보완 노력을 했지만 또 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여전히 최고경영자들이 보안을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회의는 시작 불과 몇 시간 전에 소집 통보가 됐을 만큼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그 만큼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분노가 컸다는 의미다.
사실 보안사고를 완벽하게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보안업계 등의 입장이다. 날이 갈수록 해킹 기술 등도 발전하고 있어, 창과 방패의 싸움이 끊이없이 이어지는 것이 보안업계의 숙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분노가 컸던 이유는 이번 사고의 경우 철저하게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같은 경우는 내부통제를 통해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고였다.
위험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편리함 등을 이유로 외주업체 직원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등 언제 문제가 터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신 위원장이 앞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자리를 물러난다는 각오를 하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강하게 비판한 이유다.
범죄를 저지른 것은 직원 한명이었지만, 근본적 원인을 따지고 보면 보안에 소홀했던 최고경영자부터 모두가 가담을 한 셈이다.
그 동안 보안사고가 나면 최고경영자(CEO)들이 언론의 카메라 앞에 서서 허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수차례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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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또 다시 보안 사고가 터진다면 국민들은 머리를 숙이고 사죄한 해당 기관 CEO들의 진정성까지 의심할 것이고, 관련 금융기관은 고객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표현도 진부해질 만큼 보안사고가 반복됐다. 비록 또 다시 사고가 터졌지만, 이번에야 말로 튼튼하게 외양간을 고쳐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