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없다"는 설명에도···110만명 이상 '카드런'

"2차 피해없다"는 설명에도···110만명 이상 '카드런'

권다희 기자, 정현수
2014.01.21 17:32

21일 정오 기준 해지신청 53만2700건, 재발급신청 61만6800건…일부 창구는 대기시간 7시간

금융사의 대규모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내 롯데카드센터가 신용카드를 재발급 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금융사의 대규모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내 롯데카드센터가 신용카드를 재발급 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금융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카드런'이 시작됐다. 뱅크런(은행의 예금인출사태)처럼 카드 재발급이나 해지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금융사의 창구는 번호표를 뽑지 못할 정도로 대기자가 많았다. 과도한 불안감이 조성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보유출 사고를 일으킨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농협카드 등 3개 카드사의 이날 정오 기준 해지건수는 총 53만2700건으로 집계됐다. 농협카드가 26만4000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카드(23만9000건), 롯데카드(2만9700건) 순이었다. 재발급 신청 건수도 농협카드 30만8000건, 국민카드 16만8000건, 롯데카드 14만800건 등 총 61만6800건이었다. 11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카드 해지· 재발급에 나선 것이다.

카드 회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발급 신청 건수만 하더라도 하루 사이에 약 46만건이 몰렸다. 20일 정오 기준으로는 재발급 신청건수가 15만4700건이었다.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유출 여부를 조회한 건수도 20일 정오 기준 386만건이었지만 이날 정오에는 646만5000건까지 늘어났다. 카드 위변조 및 부정사용 등 2차 피해를 우려한 카드 회원들은 속속 은행 창구 등을 방문해 '카드런'에 동참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국민은행 서울 무교동지점에는 영업시작 10분 전부터 일부 고객들이 카드 재발급을 위해 몰릴 정도였다. 해당 은행은 예금과 대출로 나눠 운영하던 창구를 모두 카드 재발급 등 관련업무로 전환했지만 대기자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갈수록 늘어났다. 10분 만에 대기자수가 30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카드 재발급을 위해 객장을 찾은 문 모(39)씨는 "콜센터가 계속 먹통이 돼 객장을 직접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며 "자동갱신처럼 재발급 방식이 더 쉬워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무 시간 중 잠깐 짬을 내 인근 영업점을 찾았다는 정 모(32)씨도 "대기인수를 보니 재발급 신청을 할 엄두가 안 난다"며 발길을 돌렸다.

인근 농협은행 영업점에서도 유사한 풍경이 펼쳐졌다. 10여 개의 창구를 전부 가동했지만 카드 재발급 대기시간은 최소 30분 이상 소요됐다. 농협은행을 방문한 한 모(42)씨는 "불안감 때문에 카드를 해지했다"며 "정보유출에 휘말리지 않은 회사의 카드도 있어 다른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안감은 이날 오후에도 이어졌다. 롯데백화점 본점 내 롯데카드 매장은 이날 오후 "오전 11시 이후 번호표를 뽑은 고객은 대기 시간이 7시간 이상 소요되니 안내 직원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주면 3일 이내 연락드려 해지나 재발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피켓을 게시했다.

영업시간을 오후 8시로 연장했지만 수백 명의 대기자들 탓에 당일 처리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오후 2시 이후 도착한 고객들은 번호표도 뽑을 수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 모(60)씨는 "유출된 정보내용을 확인하고 카드 재발급을 결정했다"며 "카드사들이 영업에 기울이는 노력에 비해 고객정보 보호에 소홀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민카드(1588-1688), 롯데카드(1588-8100), 농협카드(1644-4199) 등 카드 재발급 신청이 가능한 콜센터는 문의와 신청이 폭주하면서 원활한 응대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