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거부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자살보험금'과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관련 배상책임보험금'과 관련해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다.
그런데 주목할 부분은 전자의 경우 "보험사들이 약관대로 하지 않는다"고 비판을 받고 있으며, 후자는 약관 문구 그대로를 들이댈 게 아니라 '도의적인 책임'을 물어 국민 정서상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논리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자살보험금의 경우 2010년 4월 이전에 재해사망보험금 특약에 가입한 계약이 문제가 된다. 약관상으로 보면, 특약개시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자살하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예컨대 종신보험에 가입했고, 재해사망특약에도 들었다면 종신보험 가입금액에 따라 3000만~5000만원의 일반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 특약 가입금액에 따라 작게는 몇백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가량의 재해사망보험금도 추가 지급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그러나 "약관상의 단순 표기 실수"라면서 "자살은 상식적으로 재해가 될 수 없다"면서 보험금 지급을 미뤄온 것이다.
마우나리조트 참사와 관련해서는 반대 이유로 보험금 지급이 안됐다. 지난 2월 17일 발생한 리조트 붕괴 참사로 부산외대 학생 9명과 이벤트 업체 직원 1명이 사망하고 128명이 다쳤다. 부산외대는 지난해 4월 인명 피해 발생 시 사고당 최대 5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되고, 1인당 치료비가 최대 300만원까지 나오는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 학교 측은 당연히 보험금이 지급될 줄 알았으나 해당 보험사인 동부화재는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학교 측의 과실이 명백하게 인정돼야 하는데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행사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게 동부화재의 설명이다. 리조트 붕괴와 관련해 학교 직원이 처벌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약관상 '면책사항'에 해당된다는 얘기다.
보험은 장기 상품 특성상, 반드시 보험사와 소비자 간에 굳건한 신뢰가 있어야 하고 보험금 지급에 대한 원칙도 깨져서는 안 된다. 다른 듯, 같아 보이는 두 가지 사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보험사의 유·불리나, 당장의 국민정서를 고려할 게 아니라 원칙대로 '약관에 따라 지급'해야 이러한 '신뢰'가 유지될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또한 보험금 지급 문제로 뭇매를 맞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보험사가 돌아봐야 한다. 금융당국이 민원감축을 적극 추진했음에도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1.5만건으로 전년대비 9.8%나 늘었다. 지급 사유가 발생했는데도 보험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보험사의 관행도 고쳐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