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자신감이 외환규제 풀었다

'달러' 자신감이 외환규제 풀었다

세종=정진우 기자
2014.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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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환규제 개선방안 발표...'불법 외환거래' 적극 단속

정부가 개인과 기업의 외환 송금 규모를 크게 늘려주는 등 외환규제 개선에 나선 건 그동안 외환서비스 이용자인 국민과 기업의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회의 이후 애로사항이 쏟아진 게 대표적이다. 무역 등 대외거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민 생활과 기업 활동, 외국인 투자 등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외환제도에 각종 규제가 겹겹이 쌓인 탓이다.

그런데 정부의 이번 규제 개선안 배경을 보면 외환보유액, 즉 '달러'에 대한 자신감이 읽힌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고 판단한 당국이 규제를 완화해도 외환 관리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번 개선안을 내놨다는 것이다.

◇외환보유액 사상 최대 행진, 당국의 고민=정부는 이번 외환규제 개선의 핵심 원칙이 국민과 기업의 외환거래 불편 해소라고 밝혔다. 자유로운 송금 등 기준금액 상향 조정과 농어촌지역의 송금편의 제공 등을 통해 외환거래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내용이 담긴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가능케 한 건 충분한 외환보유액이다.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665억5000만 달러로 전월 말(3609억1000만 달러) 보다 56억3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월(3297억1000만 달러)이후 12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달러 유입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99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6.6%에 달했다. 올해도 비슷한 분위기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315억 달러로 연간으로 사상 최대흑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247억6000만 달러)에 비해 67억4000달러가 많다.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들도 원화절상(환율하락)의 주된 이유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꼽을 정도였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계속 늘다보니 원화 절상 요인이 돼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게 당국의 고민이다.

정부는 외환 규제완화가 이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금 규모 등을 풀어 넘치는 달러를 관리한다는 얘기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외환보유액이 많이 쌓이고 외채 관리에 여유가 생기다보니 규제완화를 해도 대외 안정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외환 서비스 이용자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시급한 과제들을 빨리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외환거래 등 문제없나=정부가 이번 개선 방안을 내놓을 때 가장 신경을 쓴 게 돈세탁 등 불법 외환거래다. 해외 송금이 예전보다 자유롭게 이뤄질 경우 아무래도 불법 외환거래나 외환사범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92건을 기록한 불법외화거래건수는 2012년 340건으로 늘더니 지난해엔 3838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관세청의 외환사범 단속도 같은 기간 3만8111건에서 각각 4만3607건과 6만5066건으로 크게 늘었다.

기재부는 국민과 기업의 불편을 최대한 해소하되, 국가 위기예방과 불법외환거래 방지 등 안전장치와 위기대응 수단은 유지키로 했다. 일부 제도에서 사전신고를 없애는 대신 사후보고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또 외환 모니터링도 국민이나 기업들의 불편이 없는 선에서 해외재산 도피와 자금세탁, 탈세 등 불법거래를 막기 위한 방책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달러가 급격하게 빠져나가거나 모자라는 상황을 막기 위한 원칙적 규제는 계속 유지하되 국민과 기업에게 애로사항이 되는 규제는 선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거래가 전산으로 이뤄지는 만큼 모니터링 시스템만 제대로 갖춰져 있으면 불법 외환거래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정상적인 외환거래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국민과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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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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