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법인 남이산업 통해 개인이 무자본 인수, 금융당국 "투자자 부당 유치 여부 등 집중 감시 방침"

골든브릿지 금융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팔린 골든브릿지캐피탈을 사실상 한 개인이 무자본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인수자가 인지도 있는 캐피탈 상호를 이용해 투자자를 부당 유치하는지 등을 집중 감시한다는 방침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든브릿지는 보유 중인 ㈜골든브릿지캐피탈 지분 전량(88.16%)을 ㈜남이산업에 매각하고 이달 중순 금융당국에 최대주주 변경 보고를 마쳤다. 비(非) 카드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최대주주가 바뀌더라도 7일 이내에 당국에 사후보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미 관련 절차는 모두 끝났다.
캐피탈을 인수한 남이산업은 1998년에 설립된 부동산 투자·개발회사다. 하지만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는 휴면법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실제 인수주체는 남이산업의 대표이사 K씨다.
이번 M&A(인수합병)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K씨 본인이 개인 자격으로 인수하려다가 법인을 내세운 것으로 안다"며 "K씨는 최근 커피전문점 자바씨티도 인수한 사업가"라고 밝혔다.
인수과정에 실제 돈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골든브릿지캐피탈은 여신이 모두 정리돼 현금거래가 없던 회사인데다 주식과 함께 부채도 같이 인수했기 때문이다. 캐피탈은 대주주인 골든브릿지에 약 290억원을 빌려줬는데 골든브릿지가 캐피탈에 출자한 자본이 같은 규모다. 즉 출자한 자본만큼 돈을 빌려간 골든브릿지는 매각하면서 부채를 털어냈고, 인수자로서는 자산과 부채를 상계해 0원에 캐피탈 회사를 가져간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매각에 위법성 소지가 있는지 살피고 있다. 법 규정에는 캐피탈사가 자기 주식을 사라고 돈을 빌려줄 수 없게 돼 있다. 이번 사례의 경우 캐피탈사의 여신을 떠안는 동시에 해당 캐피탈사의 대주주가 됐기 때문에 법 취지를 넓게 해석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당국은 이와 별도로 K씨 측이 골든브릿지캐피탈이라는 이름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지, 모집 과정과 자금운용 등에서 부당행위는 없는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골든브릿지'라는 상호는 인수 후 약 3개월가량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상적인 캐피탈 영업을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행여 부당 투자 모집 행위 등을 시도한다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상시 검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씨 측은 부당한 의도가 전혀 없으며 건전한 캐피탈 영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당국에 설명하고 있다. 신임 대표이사도 임명했으며 직원 모집 등 관련 준비가 끝나는 대로 영업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