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권사 콜시장 배제 본격 시행…RP시장 28.1조 성장, 콜시장 편중 해소 "기일물 RP 활성화 숙제"
4년여에 걸친 정부의 증권사 콜 차입 규제 결과 국내 금융기관 간 단기자금시장에서 콜 시장 편중 현상이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콜 시장은 30% 축소됐지만 기관 간 RP(환매조건부채권) 시장은 3배 가까이 늘어났고 CP(기업어음)시장도 확대됐다.
내년 1월 증권사 콜 시장 참여 배제 방안 시행을 앞두고 개편 방향에 적응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여전히 만기가 2일 이상인 기일물 RP 발행은 부진을 면치 못해 숙제로 남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콜 시장 개편 이전이 2010년6월 콜 시장 잔액은 35조5000억원이었지만 2014년9월에는 23조3000억원으로 약 30%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 간 RP시장은 10조1000억원에서 28조1000억원으로 3배가량 커졌다. CP시장도 14조3000억원에서 18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2013년 도입한 전자단기사채(전단채)도 이미 6조원을 넘어섰다.
콜 시장에 쏠렸던 단기금융시장 구성이 기관 간 RP, CP시장 등으로 다양화된 것이다. 이는 증권사가 단기자금을 과거와 달리 콜 시장이 아닌 기관 간 RP시장에서 주로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단기자금조달 중 콜 차입 규모는 2010년6월 12조8000억원으로 비중이 75%에 육박했으나 지난 9월에는 3조7000억원, 12%대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대신 이 기간 기관 간 RP 매도 규모는 3조원에서 18조원으로 무려 6배나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콜 시장은 국내은행 중심, 기관 간 RP시장은 증권사 중심 시장으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0년7월부터 증권사 콜 차입을 단계적으로 제한해왔다. 우리나라 금융기관 간 단기자금거래에서 콜 시장 편중이 너무 심해 시스템리스크를 일으킬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증권사의 리먼 관련 익스포져가 문제되자 자산운용사가 증권사에 콜 론(자금대여)을 꺼렸고, 증권사들은 콜 시장에서 자금을 돌리지 못하자 일시적으로 신용경색이 생겨버렸다.
정부는 증권사 콜 차입 규제를 점차 강화해 2015년부터는 시장 참여를 아예 배제(국고채전문딜러(PD), 한국은행 공개시장조작대상(OMO) 증권사만 자기자본 15% 이내 허용)시킬 계획이다. 자산운용사의 콜 론 한도도 2015년부터 총 집합투자재산의 2% 이내로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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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증권사의 콜 차입이 줄어들면서 콜 금리 변동성도 축소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교적 금리가 높은 비은행 콜 차입 비중이 줄어든 탓에 올 들어 콜 금리가 기준금리를 1bp 이상 계속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기관 단기자금조달 중 기일물 비중은 2010년6월 4%에서 올 9월 6.3%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특히 기관 간 RP시장에서 기일물 비중은 18%대에서 9월 7%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증권사들이 1일물 콜 차입을 대신해 1일물 기관 간 RP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콜 시장 개편방안의 본격 시행 이후 다양한 기일물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자금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다양해야 시장을 통한 정상적인 가격 형성이 활성화된다"며 "적극적 대안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