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들고 고객 곁으로…디지털뱅킹으로 판 바뀔 것"

"아이패드 들고 고객 곁으로…디지털뱅킹으로 판 바뀔 것"

대담=지영한 금융부장, 정리=권다희
2015.04.27 07:30

[머투초대석]박종복 한국SC은행장 "점포 축소는 전략...2016년엔 흑자전환"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서의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6000명의 고용을 책임지고 500만 고객을 갖고 있는 만큼 한국 내 은행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는 동시에 글로벌 은행의 독보적인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처음 한국SC은행장에 취임한 박종복 행장이 22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방점을 찍은 단어는 역시 '한국'이었다. 소매금융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로컬은행과 다른 '체질'을 인정하면서도 제일은행을 전신으로 한 만큼 한국 은행으로서의 DNA와 가능성이 살아있다는 의미에서다.

동시에 박 행장은 '글로벌' 은행으로의 차별화된 장점을 놓치지 않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영국계 금융그룹인 SC의 한국지사로서 전세계적인 영업망 등 SC 그룹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서울 종로 한국SC본사 집무실에서 취임 100여일을 맞은 박종복 행장을 만나 한국SC은행의 현안과 비전을 들어봤다.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금융지주회장 겸 SC은행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한국스탠다드차타드 본점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금융지주회장 겸 SC은행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한국스탠다드차타드 본점 집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한국인으로서 15년만에 행장에 취임하셨습니다. 또 제일은행 출신 맏형 격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조직 내부의 기대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사내 슬로건이 '2015 하나되어 만드는 변화와 기적 (2015 TO Miracle)'입니다. 자행 출신 행장 취임의 기적원년을 만들자는 뜻입니다. 길게 얘기하면 (제일은행 시절을 합친) 87년 역사에서 자행 출신 행장 재임 기간은 10년으로, 행장도 4분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제일은행이 독보적으로 앞서나갔던 1990년대는 자행 출신 행장 시절입니다. 1994년엔 은행뿐 아니라 국내 모든 기업 중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내던 곳이 제일은행이기도 합니다. 직원들 반 이상이 당시를 경험했습니다.

-취임 후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을 찾아보면 '해보자' 하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고 이게 실적으로도 바로 연결됩니다. (취임한 뒤인) 2월부터 보면 실적이 30%씩(총 은행 거래 3.1배, 주택담보대출 신규 1.6배, 신용카드 신규 2.3배 등) 늘었습니다. 또 제일은행 출신 퇴직선배들이 3만명쯤 되는데 홈커밍데이 등을 통해 이분들이 주시는 도움이 큽니다. 퇴직 선배들이 SC은행과 체결하는 거래가 매달 3배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SC의 점포 수는 다른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 '은행이 고객 만나는 채널은 지점이다'라는 건 아날로그 시대에 익숙한 발상입니다. 현재 시중은행의 비대면 비중이 거래의 90%에 가깝습니다. 지점 운영하는데 연간 30억원이 드는데, 직원 한명이 1억원 비용으로도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3년 전 채널 통합을 총괄했습니다. 물리적 지점, 인터넷, ATM, 콜센터, 다이렉트뱅킹 등 모든 은행 채널을 묶었습니다. 현재 300명의 직원에 아이패드를 나눠줘 찾아가는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에만 아이패드로 2만건의 거래가 성사됐고, 절약한 종이만 12만장입니다. 지점을 100여개 줄인 것도, 이같은 점포 전략에 따른 것이지 한국 철수와는 무관합니다.

-SC가 상대적으로 미진한 소매금융에서의 전략은 어떻게 갖고 계십니까.

▶글로벌 은행들은 현지에서 로컬은행에 소매금융을 이길 순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 시장에서도 소매금융에서 규모의 경쟁은 하지 않을 겁니다. 대신, 고령화가 진행되고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에 대한 관심을 늘리며 소매금융도 자산관리에 포커스 둘 수밖에 없게 될 겁니다. 리서치 역량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상품군은 SC가 국내 은행 중 가장 앞서 있다고 자부합니다. 따라서 SC가 소매금융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여깁니다. 양이 아닌 질의 승부로 가겠다는 겁니다.

-스마트뱅킹유닛(SBU) 등의 구상을 보면 SC는 은행의 디지털화에 대한 대응을 앞서 간 것으로 보입니다.

▶소매금융의 양적 성장에서 '이종업종과의 제휴'를 '디지털로 뒷받침'하는 전략이 핵심입니다. 신세계랑 제휴해 올해 하반기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에 SBU을 설치한다는 구상도 이런 맥락입니다. 10년 안에 은행이 고객을 만나는 접점이 바뀔 테고, 디지털을 포함한 비대면 채널이 더욱 더 주요해질 겁니다. 아울러 최근 논의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금융권에 좋은 자극제가 될 거라고 봅니다. 단 당장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하겠다고 말할만한 구체적인 수준의 논의는 없고,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적자를 기록했는데, 앞으로 실적 목표는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작년과 올해 2년간 눈에 보이는 실적이 안좋았던 건, 재작년 세운 장기 계획에 따른 예상된 결과입니다. 과거 수년간 취급했던 저신용자 대출이 부실을 입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했고 새로운 영업 트렌드에 맞게 일부 상품을 정리하는 등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 하면서 과도기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엔 흑자전환할 것입니다.

-SC는 전세계적으로 신흥국에서의 영업망이 최대 강점입니다. SC의 세계적 네트워크와 국내 사업 간 연계를 더 강화할 계획이 있으신지요.

▶행장이 돼 현장을 직접 돌아다녀 보니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관련해 기업금융에서 SC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한국에서 낼 수 있는 역량이 최대로 발휘되진 못했습니다. 한국인 행장으로서 소통에 있어 여건이 마련된만큼 로컬은행이자 글로벌은행으로서의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이란 핵협상이 마무리 된다면 5조, 10조원대의 무궁무진한 시장이 생길 텐데, 이런 부분에선 (다른 국내 로컬은행이) SC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금융당국의 기술금융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한 올해 계획은 어떻습니까.

▶창조금융의 방향은 맞습니다. 대한민국 미래를 탄탄히 하기 위해 은행이 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당연히 가야 합니다. 하지만 실적 위주로 압박을 가하게 되면 각종 편법과 부작용이 난무하게 됩니다. 우린 성과가 나쁘고 느려도 제대로 가자는 게 원칙입니다. 제대로 된 기업 평가기준과 심사기법 등 한국에 맞는 우리 나름의 기준도 개발해야 합니다.

-SC금융이 작년 1500억원을 중간 배당에 썼습니다. 외국계 은행의 배당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최근 몇 년간 사업구조 개편으로 적자가 발생했지만 지난 10년을 보면 배당여력은 1조원 이상 됩니다. 특히 배당을 안하고 유보금으로 쌓아두면 자기자본이익률(ROE) 관리가 어려워집니다. 이에 (전임 행장이) 2년간 4500억원의 배당 규모를 밝힌 겁니다. 또 해외 투자자의 입장에선 인수에 4조 이상을 썼기 때문에 적정 규모의 배당은 요구하게 됩니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있어야 합니다.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도 해외 진출을 더 하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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