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10년간 인당 누적 지급 1000만원 이상인 7곳 대상…증여세 과세 방침

국세청이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비롯한 7개 공공기관의 복지포인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수년간 세금을 내지 않고 사용해 온 복지포인트에 대해 직원 당 많게는 수 백 만원까지 과세가 이뤄질 전망이다.
23일 국세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석유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옛 대한주택보증) 등 7개 공공기관에 복지포인트 관련 지급 내역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복지포인트는 개인별로 일정 금액을 포인트로 환산해 배정하면 직원들이 이를 병원이나 학원, 피트니스클럽, 서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급여로 간주해 원천징수 대상에 포함되지만,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조성해 운영하면 비과세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319개 공공기관 중 43개 기관이 사내복지기금을 통해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기관별로 금액은 다르지만 연간 100만원 내외에서 많게는 400~500만원까지 지원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중 10년간 인당 누적 지급액이 1000만원 이상인 7곳을 추려내 협조 공문을 보낸 상태이며, 자료 제출 내역을 검토한 후 증여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내복지기금으로 제공하는 복지포인트는 급여가 아니기 때문에 갑근세가 아닌 증여세를 과세하게 될 것"이라며 "증여세 비과세 항목에 해당되지 않는 곳에서 사용한 경우, 수정신고 하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속증여세법 46조 및 같은 법 시행령 35조에 따르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축하금, 부의금,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에 한해서는 증여세가 비과세 된다.
복지포인트를 이 외의 항목에 사용했다면 수정신고 대상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본인의 교육비가 아닌 자녀의 학원비를 지출하는데 사용했거나 노트북 등 IT기기를 구입하는데 썼다면 과세대상이다. 증여세는 1억원 이하는 10%,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20%의 세율이 부과된다. 10년간 매년 500만원의 복지포인트를 받아 모두 증여세 과세 항목에 사용했을 경우, 최대 5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가 공공기관 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취지라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공기관 근로자들에게 과세 부담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미 과세한 마사회 등과 형평성을 맞추는 차원"이라며 "일반기업의 경우에는 향후 자체 세무조사를 실시할 때 복지포인트 지급 내역을 함께 들여다 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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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무원 복지포인트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유지하는 상황에 공공기관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2015년 세법개정안에서도 공무원 복지포인트 과세 방안은 빠져 있다"며 "공무원들이 받는 복지포인트는 계속 비과세하면서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소득세에 증여세까지 과세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 잣대"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