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5만원대 삼성전자 지분 수년간 쪼개팔기..차익이 연간 유배당 손실액 안 넘으면 배당안해
삼성생명(301,500원 ▲36,500 +13.77%)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삼성전자 보유지분 7.55% 중 일부를 수년간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비금융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팔아야 하고 이 경우 매각차익을 240만명에 달하는 유배당 보험계약자에게 배당해야 한다. 하지만 로드맵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을 수년에 걸쳐 쪼개 팔면 배당을 한 푼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29일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생명은 지난해부터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계열사 지분을 30%(비상장사는 5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이제 14.98%인 삼성화재 지분만 16% 가량 더 사들여 지분율을 30%로 높이기만 한다.
금융계열사 보유지분을 맞추면 금융지주회사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삼성전자 보유지분 매각이 남는다. 삼성생명은 지주회사법상 비금융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 7.55% 중 일부를 팔아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4.25% 밑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1대주주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지분 매각에는 2년간 유예기간을 합쳐 최장 7년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은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매년 일정 비율 이하(약 0.7% 이하로 추정)로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지분을 매년 약 0.7% 밑으로 나눠 팔면 유배당계약자에게 매각차익을 배당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대부분은 1980년 이전에 취득한 것으로 사실상 유배당보험을 팔아 마련한 재원으로 매입했다.유배당보험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 외에 발생하는 이익도 배분해야 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유배당계약자에 대한 매각차익 배당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행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면 매각차익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책임준비금 비율에 따라 유배당계약과 무배당계약으로 나눠야 한다. 삼성생명은 이 비율이 약 32 대 68 가량이다. 무배당계약으로 배분된 이익은 모두 삼성생명 몫이고 유배당계약으로 분배된 이익은 연간 유배당계약 손실액을 넘는 부분만 배당으로 계약자에게 분배된다.
삼성생명은 과거에 연 10% 이상의 고금리 유배당 보험을 많이 팔아 연간 약 5000억원 이상의 유배당계약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매각차익이 연간 5000억원이 넘지 않도록 지분을 쪼개 팔면 배당을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165만원대고 삼성생명의 지분 취득원가가 5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0.7% 미만으로 지분을 쪼개 팔면 배당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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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0.7%를 소폭 넘는 수준으로 팔아 유배당계약 손실액을 넘는 이익이 발생해도 배당은 거의 하지 않아도 된다. 이 경우 보험계약자와 주주가 이익을 9 대 1로 배분하게 되는데 계약자 몫(9) 가운데 30%까지는 손실보존준비금 항목으로 쌓아둘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보존준비금은 배당재원의 30% 이내에서 쌓을 수 있는데 이를 과거 5년간 주주(삼성생명)가 부담한 손실액과 상계할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삼성전자 주식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지 변수가 많다”며 “다만 유배당계약에서 결손이 많이 난 상태고 앞으로도 결손이 더 크게 날 수밖에 없어 삼성전자 매각차익이 결손보다 크지 않으면 배당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포함한 큰 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삼성생명이 지분을 처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오는 2021년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회계상 삼성전자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왔다. 이를 현금화하면 위험자산(주식)이 줄어 자본확충 규모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