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요양병원, 경증환자·장기입원 통제해야"

[MT리포트]"요양병원, 경증환자·장기입원 통제해야"

전혜영 기자
2018.05.24 04:39

[요양병원의 불편한 진실]<4>치료 필요한 환자만 입원하도록 제도 개선, 의료인 자격요건도 강화해야

[편집자주] 요양병원이 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주범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로 병원비가 지원되는 점을 악용해 불필요한 장기입원과 허위진료 등이 늘어난 탓이다. 중증질환이나 노인성 질환과 관계없는 70~80대 의사를 허수아비 원장으로 내세운 사무장 요양병원도 증가세다. 요양병원을 이대로 둬도 건강보험은 괜찮은지 현황과 대책을 살펴봤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요양이 필요한 노인이 급속도로 늘면서 건강보험 재정이 빠르게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라도 요양병원 운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주범인 요양병원 장기입원을 통제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요양병원 장기입원을 통제하고 있다.

미국은 요양병원에 입원할 때 반드시 환자의 입원 타당성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또 요양병원은 환자가 입원한 후 48시간 내에 입원 기준에 적합한지 의무적으로 판정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입원 기준 적합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입원기간이 길어질수록 공적보험에서 공제되는 금액과 자기부담금을 증액해 무분별한 장기입원을 막는다. 환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공적연금에서 1316달러(한화 약 142만원)가 공제된 나머지 병원비를 지원받으며 60일이 지난 뒤 다시 공적보험에서 같은 금액이 공제된다. 또 입원 후 61~90일까지는 1인당 329달러(한화 약 36만원)의 자기부담금이 부과되고 90일 초과시에는 원칙적으로 공적보험의 지원 없이 병원비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일본은 정부의 공적보험이 요양병원에 지급하는 수가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차등화한다. 중증환자의 수가는 상향 조정하고 경증환자의 수가는 하향 조정해 중증환자 위주로 요양병원이 운영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또 요양병원 입원시 환자가 병원비의 10%를 자기부담금으로 부담하고 180일 이상 입원시에는 전액을 환자가 내야 한다.

이정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단순히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환자의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한해 요양병원을 입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참고해 요양병원의 장기입원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근무 의료인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 보험사기의 온상이 되는 사무장병원 개설을 제도적으로 막을 장치도 필요하다. 요양병원 설립시 의료인의 실제 진료능력과 형사처벌 이력, 신용상태 등 자격 요건을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하고 요양병원 시설은 물론 인력에 대해서도 현장점검 및 현지조사 등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무장병원은 영리가 목적이기 때문에 의료인의 잦은 교체나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 누수와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해 요양병원 개설부터 전 단계에 걸쳐 감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