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생명, 즉시연금 금감원안 부결…예시금액만 지급 결의

[단독]삼성생명, 즉시연금 금감원안 부결…예시금액만 지급 결의

전혜영 기자
2018.07.26 16:15

삼성생명 이사회 "금감원 권고안 법적근거 명확치 않아" 소비자보호 차원서 일부지급 담은 수정안 가결

삼성생명 이사회가 금융감독원이 주장하는 즉시연금 추가 지급 일괄구제안을 부결시켰다. 금감원은 만기환급금 지급을 위해 보험료 운용수익에서 제해 적립해온 책임준비금(만기지급 재원)을 모두 계산해 연금으로 추가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삼성생명 이사회는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즉시연금 가입설계서에 예시된 최저보증이율에 미치지 못하는 연금 차액만 일괄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이 요구한 즉시연금 상속만기형 전 가입자에게 그간 운용수익에서 떼온 책임준비금을 연금으로 일괄지급하는 안건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사진의 반대에 부딪혔다. 안건은 즉시연금 상속만기형 약 5만5000건에 대해 그간 쌓은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추가 연금과 훗날 돌려줘야 할 만기환급금을 계산하면 총 4300억원에 이른다.

삼성생명 이사회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이 법적 쟁점이 크고 지급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 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특히 금감원의 정식 행정지도도 없어 민원 1건에 대한 조정을 전체에 적용해 지급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생명은 이 안건이 부결되자 다음달 다시 이사회를 열어 즉시연금 상속만기형에 대한 연금 추가 지급 방안을 재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큰 사안임을 고려해 빨리 결론을 내자는 이사진 다수의 의견에 따라 예시된 최저보장이율에 못 미치는 연금액만 지급하는 수정안을 상정했다. 수정안은 ‘즉시연금 상속만기형 상품안내서에 예시된 최저보증이율에 미치지 못하는 과소지급분은 일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사회는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이 수정안은 가결했다.

삼성생명 측은 “향후 소송 가능성 등이 있어 법리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소비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이사회가 이같이 결의했다”며 “약관에 대한 법적 판단과 무관하게 최초로 제기된 민원 사례처럼 가입설계서의 예시가 소비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즉시연금 상속만기형은 목돈을 한 번에 보험료로 내면 보험료 운용수익 일부를 매달 생활연금으로 지급하다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만기가 돌아오면 보험료 원금은 돌려주는 상품이다. 보험사는 보험료 원금에서 사업비와 위험보장료를 떼기 때문에 가입자 사망이나 만기 도래시 보험료 원금을 돌려주기 위해 운용수익 일부는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해왔다.

삼성생명 한 가입자는 금리 인하로 연금이 줄자 연금액이 상품 가입시 설명 들은 최저보장이율에 못 미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일부 가입안내서에 책임준비금을 제한 연금액이 기재된 탓이다. 이 상품의 최저보증이율은 책임준비금을 떼지 않은 운용수익 전체를 의미하는 반면 가입자는 이 가입설계서에 따라 자신이 받는 연금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후 금감원은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약관에 ‘책임준비금은 산출방법서에 따라 계산된다’고 돼 있을 뿐 연금액 산정 방법은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삼성생명이 연금을 과소 지급했다고 판단해 책임준비금으로 뗐던 돈을 계산해 모두 연금으로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삼성생명이 민원이 제기된 1건의 조정을 받아들이자 금감원은 삼성생명의 5만5000여건을 포함해 생명보험사 전체적으로 16만건이 넘는 유사사례에 대해 일괄구제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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