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36년만에 풀린 은산분리, 인터넷은행발 혁신 기대

[MT리포트]36년만에 풀린 은산분리, 인터넷은행발 혁신 기대

김진형 기자
2018.09.21 03:27

[2막 여는 인터넷은행] <1>금융당국, 연내 추가 인가 계획 내놓기로…인가심사시 '다양성·혁신성' 중점둬야

[편집자주] 기존 은행과 똑같이 ‘은행법’의 적용을 받았던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춤 법안을 생겼다. 은산분리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다. 은산분리 완화로 족쇄가 풀린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을 뒤흔드는 혁신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인터넷은행의 그간 한계와 향후 과제, 새로운 인터넷은행 후보들에 대해 살펴봤다.  

“현재 4개 대형은행이 금융의 80%를 독점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주주 70%는 외국자본이다. 게다가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체 자산의 45%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가계대출이다. 고착화한 ‘빅4 은행’ 체제를 뒤흔들만한 변화가 필요하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9일 머니투데이 정책아카데미)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을 통과시켰다. 인터넷은행법의 핵심은 4%로 제한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34%까지 늘려 은행 소유를 허용한 것이다. 1982년 국영은행들의 민영화 과정에서 대기업그룹의 은행 소유를 막기 위해 은산분리를 도입한지 36년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당 내 일부의 반대와 지지층의 반발을 무릎 쓰고 은산분리 완화를 밀어붙인 만큼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 혁신’의 모델을 보여줘야 할 때라는 기대가 높다.

◇상호출자제한기업 배제하되 ICT 비중 고려=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은 열렸지만 은산분리 취지 자체는 살렸다. 시행령을 통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배제해 대기업그룹의 진입은 차단했기 때문이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와 대주주가 발행한 증권 취득 금지 등은 법에 명시해 대주주가 은행 돈을 맘대로 쓸 수 없도록 했다.

다만 금융과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인터넷은행의 목적인 만큼 상호출자제한집단이라도 ICT(정보통신기술) 자산비중을 고려해 예외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미 인터넷은행에 참여한 카카오와 KT를 비롯해 네이버, 인터파크, 넥슨 등 이미 대기업 반열에 오른 ICT기업도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다.

◇한계 드러낸 카뱅·케뱅=국내 1·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이하 케뱅)와 카카오뱅크(이하 카뱅)는 출범 1년이 훌쩍 넘었지만 기존 은행과 차별점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365일 24시간 영업으로 은행 영업방식에 변화를 이끌고 금리와 수수료 등 가격경쟁을 촉발하기는 했지만 가계대출을 통한 이자장사에 의존하며 기존 은행과 다른 서비스, 다른 비즈니스모델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차주 중 고신용(1~3등급) 비중이 96.1%로 기존 은행 평균(84.8%)을 상회했다. 또 머니투데이 조사결과 올들어 신용대출 금리 상승폭은 케뱅이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다. 카뱅은 지난 7월 말까지 가계대출 증가폭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3위로 고신용자의 모자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보충하는 역할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UI(사용자환경)의 편리함 외에는 고신용자 중심의 고객, 예금과 대출 등을 통한 단순한 예대마진 영업 등 새로운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기존 은행들이 인터넷뱅크 추가 인가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위협적이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양한 모델 갖춘 인터넷은행 등장해야=전문가들은 은산분리까지 완화해준 만큼 카뱅과 케뱅이 기존 은행과 확실히 다른 혁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처럼 고신용자 중심의 가계대출 영업에 집중해선 기존 은행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3·4호 인터넷은행은 대주주의 다양성을 고려해 인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ICT업계 고위관계자는 “현재 케뱅은 통신사 KT, 카뱅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 카카오가 이끌고 있다”며 “전자상거래나 핀테크(금융기술) 등 다른 사업에 주력하는 ICT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보유한 은행이 탄생하도록 해야 인터넷은행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법은 공포 3개월 후 시행된다. 시행시기는 빠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달 중으로 은행산업 경쟁도 평가를 마무리하고 연내 추가 인가 심사를 위한 세부 방침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1차 인가 당시와 마찬가지로 1~2개 인터넷은행을 추가 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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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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