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여는 인터넷은행] <1>금융당국, 연내 추가 인가 계획 내놓기로…인가심사시 '다양성·혁신성' 중점둬야
“현재 4개 대형은행이 금융의 80%를 독점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주주 70%는 외국자본이다. 게다가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체 자산의 45%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가계대출이다. 고착화한 ‘빅4 은행’ 체제를 뒤흔들만한 변화가 필요하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9일 머니투데이 정책아카데미)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을 통과시켰다. 인터넷은행법의 핵심은 4%로 제한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34%까지 늘려 은행 소유를 허용한 것이다. 1982년 국영은행들의 민영화 과정에서 대기업그룹의 은행 소유를 막기 위해 은산분리를 도입한지 36년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당 내 일부의 반대와 지지층의 반발을 무릎 쓰고 은산분리 완화를 밀어붙인 만큼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 혁신’의 모델을 보여줘야 할 때라는 기대가 높다.

◇상호출자제한기업 배제하되 ICT 비중 고려=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은 열렸지만 은산분리 취지 자체는 살렸다. 시행령을 통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배제해 대기업그룹의 진입은 차단했기 때문이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와 대주주가 발행한 증권 취득 금지 등은 법에 명시해 대주주가 은행 돈을 맘대로 쓸 수 없도록 했다.
다만 금융과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인터넷은행의 목적인 만큼 상호출자제한집단이라도 ICT(정보통신기술) 자산비중을 고려해 예외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미 인터넷은행에 참여한 카카오와 KT를 비롯해 네이버, 인터파크, 넥슨 등 이미 대기업 반열에 오른 ICT기업도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다.
◇한계 드러낸 카뱅·케뱅=국내 1·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이하 케뱅)와 카카오뱅크(이하 카뱅)는 출범 1년이 훌쩍 넘었지만 기존 은행과 차별점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365일 24시간 영업으로 은행 영업방식에 변화를 이끌고 금리와 수수료 등 가격경쟁을 촉발하기는 했지만 가계대출을 통한 이자장사에 의존하며 기존 은행과 다른 서비스, 다른 비즈니스모델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차주 중 고신용(1~3등급) 비중이 96.1%로 기존 은행 평균(84.8%)을 상회했다. 또 머니투데이 조사결과 올들어 신용대출 금리 상승폭은 케뱅이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다. 카뱅은 지난 7월 말까지 가계대출 증가폭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3위로 고신용자의 모자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보충하는 역할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UI(사용자환경)의 편리함 외에는 고신용자 중심의 고객, 예금과 대출 등을 통한 단순한 예대마진 영업 등 새로운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기존 은행들이 인터넷뱅크 추가 인가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위협적이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다양한 모델 갖춘 인터넷은행 등장해야=전문가들은 은산분리까지 완화해준 만큼 카뱅과 케뱅이 기존 은행과 확실히 다른 혁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처럼 고신용자 중심의 가계대출 영업에 집중해선 기존 은행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3·4호 인터넷은행은 대주주의 다양성을 고려해 인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ICT업계 고위관계자는 “현재 케뱅은 통신사 KT, 카뱅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 카카오가 이끌고 있다”며 “전자상거래나 핀테크(금융기술) 등 다른 사업에 주력하는 ICT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보유한 은행이 탄생하도록 해야 인터넷은행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법은 공포 3개월 후 시행된다. 시행시기는 빠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달 중으로 은행산업 경쟁도 평가를 마무리하고 연내 추가 인가 심사를 위한 세부 방침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1차 인가 당시와 마찬가지로 1~2개 인터넷은행을 추가 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