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50대 돼도ㅠㅠ"…'하늘의 별따기' 된 지점장 승진

[MT리포트]"50대 돼도ㅠㅠ"…'하늘의 별따기' 된 지점장 승진

한은정 기자
2018.11.18 18:29

[금융권 인사 '큰판']<3>지점장 승진해도 자리 지키기 힘들어…영업압박은 심해지고 권한은 축소돼

[편집자주]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금융지주사 회장 1명, 은행장 6명이 임기 만료되면서 교체 여부에 따라 금융권에 대규모 인사가 예상된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임원만 140명 이상이 이동 대상이다. 올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인사가 어떤 특징을 보일지 살펴봤다.

“10년 전만 해도 은행원이 되면 지점장은 무조건 하는 줄 알았죠. 30대 후반에 지점장이 돼 10년 이상 하는 분도 많았거든요, 지금은 50대가 돼도 지점장 하기 힘들어요.”

입사 13년차인 한 시중은행 차장(40)은 “은행 입행 동기 중 10% 정도만 지점장을 할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이 차장이 정상적으로 승진한다면 3~4년 뒤인 43~44세쯤 부지점장을 하고 5~6년을 더 기다려 50세쯤이면 지점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승진 대상자는 늘어나고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확대로 지점 수가 줄어 50대에 지점장을 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금피크제 시행도 늦춰지는 추세라 지점장 자리가 비지 않아 지점장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국내 4대 은행의 지점 수는 2012년말 3780개로 정점을 찍고 지난 6월 말엔 3097개로 감소했다. 최근 5년반 동안 683개가 줄었다. 특히 2016년에는 178개, 지난해에는 212개가 통폐합돼 지점수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지점장이 되더라도 2~3년간 영업성과를 내지 못하면 후선이나 지원직군으로 밀려나 자리를 지키기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은행들의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 영업이다. 우리은행은 기존 서울에서 시금고를 비롯, 구금고 중에선 용산구를 제외한 24곳을 운영했지만 이번에 서울시 1금고를 뺏기고 18개 구금고만 따내 총 7개 지점에서 철수해야 한다. 그만큼 지점장 자리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철수하는 지점의 직원들이 인근 지점에 흡수되고 추후 인사를 통해 재배치 되는 것으로 안다"며 "지점장의 경우 기존 지점장이 퇴직해 자리가 빈다면 그 자리를 채울수도 있겠지만 밑에서 승진해 지점장으로 올라가는 직원들도 많아 지점장 자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서울지역 지자체금고에서 기존에는 용산구금고만 1곳만 맡고 있었지만 올해 서울시 1금고와 함께 용산·성동·강북구·서초구·강남구금고를 유치해 각 구청 지점 5곳을 더 개점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서울시 자치구 중 한 곳도 확보하지 못했던 국민은행도 광진구와 노원구 2곳 구금고를 따내 지점 2곳을 신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4년 뒤엔 다시 어떻게 바뀔지 몰라 지점장 발령이 난다고 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영업압박은 심해진 반면 권한이 축소돼 지점장 자리의 매력이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예전엔 한 지점당 직원 수가 20~30명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엔 10명 내외로 감소하고 지점 운영 예산이나 여신결정권도 줄었다. 승진이 늦어진 일부 50대 차장, 40대 대리 등은 아예 지점장 승진을 포기하고 편하게 지내자고 마음을 돌리기도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차장까지는 보수체계가 호봉제지만 부지점장부터는 성과연봉제로 바뀌기 때문에 차장으로만 10년 이상 근무하면 부지점장이나 지점장보다 보수는 더 많이 받으면서 업무부담은 훨씬 적다”며 “또 차장까지는 노동조합원으로 보호를 받기 때문에 명예퇴직 등 압박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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