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즉시연금 전수조사 착수

[단독]금감원, 즉시연금 전수조사 착수

권화순 기자
2018.12.19 04:35

즉시연금 유형별 계약현황·보험금 추가지급 계획 요구.."검사 계획없다" 밝혔지만 업계 반발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즉시연금에 대해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즉시연금의 4가지 유형별 계약 현황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기준의 추가지급 연금액, 계약자 상세정보 등을 생보사에 요구했다. 보험금을 추가 지급할지 여부도 공식적으로 밝혀야 해 생보사들은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압박"이라고 반발했다.

1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을 판매한 생명보험사에 대해 지난달 23일 즉시연금 보유계약 상세자료를 요구했다. 즉시연금은 전체 계약건수가 16만건, 분조위 권고 기준 미지급 연금액이 8000억원~1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치가 국회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국회 요청에 따라 금감원이 생보사에 계약건수, 미지급액 자료를 받아 국회에 전달한 적은 있지만 금감원이 직접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이 요구한 자료는 4가지 유형별 보유계약 현황, 회사가 판단한 기준의 연금액, 분조위 권고 기준의 연금액, 계약 건별로 가입자 나이 등의 상세 정보 등이다. 또 판매한 상품의 보험약관, 가입설명서, 사업방법서 등 기초서류도 첨부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분조위 권고 기준으로 연금을 추가 지급할지 여부와 향후 계획도 밝혀 달라고 했다.

금감원 분조위에서 보험금 '지급' 권고가 내려진 생보사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KDB생명이다. 즉시연금 유형은 "만기에 원금을 돌려주기 위해 미리 재원을 따로 떼 적립한다"는 문구가 정확히 있는지, 해당 문구가 약관에 있는지 아니면 사업방법서에 있는지 등에 따라 삼성생명, 한화생명, KDB생명, NH농협생명 등의 유형으로 나뉜다. 금감원은 농협생명만 정확히 약관에 기재했다고 판단했다.

보험사별로는 대부분 4가지 유형을 섞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감원도 정확한 실태는 모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전수조사 배경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재조사를 하라고 주문해 조사하게 된 것"이라며 "즉시연금 검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보험금 지급을 압박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생보사들은 "금감원의 조사가 진행되는 것만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요구한 자료가 워낙 상세하고 방대해 금감원이 제시한 제출 시한인 지난 5일까지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제출하지 못했다"며 "분조위 기준 보험금 지급계획도 묻고 있어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분조위 권고 기준의 즉시연금 일괄지급을 거부하고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소송'을 진행 중이다. 다른 생보사도 시민단체의 공동소송 제기로 법정에서 보험금 지급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지급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보복성 검사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생보사들은 이번 전수조사 후 검사를 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많다. 금감원은 내년에 삼성생명에 대해 종합검사를 계획 중인데 소비자 분쟁이 많았던 만큼 종합검사에서 즉시연금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