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은 농협생명 사장 "적자전환 성장통, 3~4년내 정상화"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 "적자전환 성장통, 3~4년내 정상화"

대담=강기택 금융부장, 정리=전혜영 기자, 사진=임성균
2019.03.06 04:06

[머투초대석]"단기이익 집착않고 장기적 체질개선 집중, 외부 컨설팅 및 모니터링 강화"

사진=임성균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농협중앙회의 공제사업부가 생명보험사로 새롭게 출범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지금의 위기는 농협생명이 더 좋은 보험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성장통이다. 짧게는 3년, 길어도 4년이면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다.”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후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미 금리역전의 여파로 농협생명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후 ‘구원투수’로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실적 정상화는 물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체질개선까지 해내야 한다.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홍 사장은 “단기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건전한 보험사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상품은 물론 리스크 관리까지 전반적으로 문제점을 점검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에 대한 평가도 단기 업적 위주가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평가기준을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전화위복의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홍 사장을 만나 농협생명의 현안과 복안을 들어봤다.

-보험 쪽 업무는 처음 맡았다. 소감은.

▷현재 농협생명은 물론 국내 보험사의 가장 큰 이슈는 IFRS17 도입에 대한 대응이다. 25년 이상을 자산운용 분야에서 일한 경력과 업무 스타일이 농협생명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험업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은 없지만 투자금융, M&A(인수합병), 유가증권 등에 대한 업무 경험을 살려 조직을 잘 관리해 나가려 한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취임했다. 작년에 실적이 나빠 부담이 클 것 같다.

▷지난해 주식시장 급락과 외화자산 보유에 따른 환 헷지(위험회피) 비용 증가로 자산운용 손익이 감소했다. 주식자산은 올해 손익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환 헷지는 금리와 밀접한 문제라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보험업은 1~2년 안에 좋아지는 사업이 아니다. 그렇지만 짧게는 3년, 길게는 4년 내에 정상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손익 제고를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수익 변동성이 높은 주식자산의 비중은 낮게 유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보험계약대출, 투자금융 등 금리부자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환헤지 만기가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할 것이다. 또 외화유가증권의 비중을 축소하거나 이종통화 표시 외화유가증권 투자로 달러 표시 외화유가증권에 편중됐던 것을 바로 잡을 계획이다.

-올해 500억원 흑자전환 목표로 자구노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취임하자마자 비상경영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비상경영 기조 아래 사업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영업 지원성 사업은 유지하되 효율, 생산성 기준으로 관리하고 수익성 개선대책을 추진해 올해 우선 500억원 규모로 흑자 전환을 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손익에 매달리기보다는 자산운용 채널을 비롯해 장기적인 발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올해 혹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변화의 과정으로 여기고 조급해 하지 않을 작정이다. 빠르면 이달 중 상품 채널은 자구안이 나올 예정이고 그밖에 장기적인 과제도 연말까지 마련해 수행할 계획이다.

-작년에 보험업계 실적이 다 안 좋았고, 올해 영업환경도 나쁘다. 복안이 있나.

▷농협생명의 장점은 전국 5000개가 넘는 조합채널이다. 다른 보험사에는 없는 경쟁력이기 때문에 농축협 채널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저축성 위주의 단순 보험상품을 팔았지만 보장성 상품 위주로 체질을 바꿔나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조합 채널의 판매 역량을 키우는 것이 과제다. 농협의 장점을 살리면서 FC(설계사)와 GA(법인대리점) 등 신채널의 파이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신상품인 치매보험이 농축협 채널에서 인기를 끌면서 하루에 2800건씩 팔리고 있어 고무적이다. 4월에는 보장성 보험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요율을 갱신한 특화상품도 준비 중이다.

-체질개선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은 시각도 있다.

▷보험사 출범 후 5년 동안 보장성 월납 기준으로 연평균 27%씩 성장했다. 상품, 채널, 고객 등 3가지 분야에서 체계적으로 노력하면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보장성보험이라고 무조건 양적 확대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다. 상품 수익성을 고려한 영업관리와 신상품 제공에 집중할 것이다. 종신보험 영업규모를 유지하면서 건강·질병보험 판매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다보장보험 등 새로운 형태의 중저가 상품을 개발 중이다. 채널 면에서도 20~40대 젊은 고객 확보를 위해 온라인보험 쪽에 치중할 것이다.

-실적을 내기 위해 직원들 사기도 중요할 것 같다. 진작 방안은.

▷취임 후 3주간 전국 지역총국 FC사업단 등 50~60개 사무소를 돌았다. 가장 중요한 건 내부의 공감대 형성이다. 해외채권 투자 결정은 당시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만큼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고 농협생명의 뒤에는 농민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회의 공제 사업부에서 보험사로 분리 출범하는데 7년이 걸렸다. 보험사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성장통이고, 이겨내는 것 또한 우리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직원들에 대한 평가도 단기 업적 위주가 아닌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평가기준을 바꾸고 교육 지원 등으로 전문가로 키워낼 예정이다.

-금융지주 차원에서 보험을 직접 챙기기로 하고 보험경영혁신위원회를 만들었다. 어떤 일을 하게 되나.

▷매월 한 차례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보험 계열사에 대한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미 킥오프미팅을 했고, 보험·계리 자문사 밀리만과 컨설팅 계약을 맺은 상태다.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부채·자산 포트폴리오,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상품과 채널에 대한 장단기 추진과제를 도출해 분야별 혁신을 추진한다. 특히 단기 수익에 치중하지 않도록 지난해 말 농협 보험계열사에 대한 중장기 기업가치 중심으로 핵심성과지표(KPI)를 조정한 상태다.

-농협중앙회에 내는 농업지원사업비(이하 농지비)분담금이 실적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농협 계열사가 농협중앙회에 내는 농지비는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중앙회 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농업인과 농촌지원을 위해 공공적인 역할을 하는 데 쓰인다. 농협 금융계열사가 출범할 때부터 기본적으로 져야 하는 일종의 의무다. 지난해에 약 630억원 가량을 납부했다. 2016년 이후 농지비와 주주배당 등 배당성향 분담금을 500억~600억 수준에서 관리 중인데, 중앙회 주관 ’농업지원사업비 운영협의회‘ 등을 통해 농협생명의 경영현황을 설명하고 중앙회, 금융지주와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

-2022년 IFRS17이 도입되고 감독회계제도인 킥스(K-ICS)도 시행된다. 자본 확충은 문제가 없나.

▷농협생명은 금리연동형 부채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부채 부담은 적은 편이다. 자본 확충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고 매 시점 필요한 자본 규모를 파악해 금융지주와 협의할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후순위채 등 외부 조달을 비롯해 금융지주에 부담이 안되는 선에서 일부 증자 등도 검토해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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