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손실흡수력규제(TLAC) 적용 받은 SC제일은행, 보완자본 인정두곤 국내은행 '역차별' 논란
"고배당이냐, 글로벌 자본규제 준수냐."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이 지난해 벌어들인 돈의 2배~3배를 해외본사에 배당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특히 SC제일은행은 글로벌 자본규제인 총손실흡수력규제(TLAC)를 받기 때문에 거액의 배당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다.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SC그룹 본사는 SC제일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권을 사줬는데, 이 후순위채권을 '자본'으로 인정할 것이냐도 논란거리다. 금융당국은 '보완자본'으로 인정해 줬지만 국내 은행들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총 6120억원의 배당금을 본사에 보냈다. 지난해 배당금은 SC제일은행이 연간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2245억원 대비 2배가 넘는 규모였다.
SC제일은행의 고배당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글로벌 자본규제 TLAC과 연관이 있다. SC그룹은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G-SIB)으로 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의 TLAC 대상이다. TLAC은 자회사가 부실 날 경우 해외 모회사가 부실의 일정 부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자회사의 후순위채 등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하도록 하는 규제를 말한다. 자회사가 부실이 나면 모회가가 보유한 후순위채를 상각하는 방식이다. SC제일은행을 포함해 SC그룹 자회사가 발행한 후순위채 등을 SC그룹이 위험가중자산의 16% 이상 보유해야 한다. 2022년부터는 18% 이상을 보유토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SC제일은행은 올해초 5000억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하면서 동시에 6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SC본사는 배당금 등을 재원으로 후순위채를 전량 사들여 TLAC 규제 비율을 맞춘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의 총자본비율이 14%로 낮긴 하지만 핵심 자본 비율인 보통주 자본비율이 14%로 은행권 가운데 가장 높다"며 "SC그룹으로선 자본을 효율화하면서 TLAC 규제를 준수하려고 배당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배당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글로벌 자본규제'를 준수하려는 것이란 얘기다.
논란은 SC제일은행이 발행한 6000억원의 후순위채를 금융당국이 '보완자본'으로 인정해 주면서 불거졌다. 은행업감독규정 시행세칙에는 '은행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가 매입한 자본증권은 보완자본으로 미인정'하도록 돼 있다. 실제 국내 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를 모회사인 금융지주가 인수하면 자본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SC그룹이 해외법인이고 TLAC 규제 하에서는 자본인정이 가능해 국내 규제와는 상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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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 입장에선 '역차별'을 당하는 셈"이라며 "SC가 배당금을 빼가면서 보완자본 성격의 후순위채를 계속 발행하면 자본의 질도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TLAC제도가 SC그룹 전체의 정리전략 차원에서 이뤄지는 보다 강한 글로벌 자본규제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한국SC은행의 SC그룹 본사에 대한 후순위채 발행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