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부회장·지성규 은행장도 일주일 전 방문.."갈등 빚은 금융당국과 관계 개선 노력" 평가

지난해 초 '3연임'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었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찾아 면담했다. 지난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나란히 금감원을 방문한 데 이어 김 회장까지 나서 일주일 새 하나금융 CEO(최고경영자)가 금감원에 '총출동'한 셈이다. 하나금융 회장과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틀어진 금융당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을 방문해 윤 원장과 유광열 수석부원장 등 금감원 임원진과 면담했다. 김 회장이 금감원을 찾은 것은 윤 원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김 회장은 윤 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하나금융의 인천 청라 연수원 개소식에서 금감원 직원의 강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또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의 사업 다각화와 국제화, 디지털화에 대한 사업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25일 금융위원회의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도 인사를 나눴다. 지난해 1월 '셀프연임' 논란 이후 1년 여 만에 금융당국 수장들과 첫 대면을 한 셈이다.
지난달 25일엔 지 행장과 함 부회장이 나란히 금감원을 찾았다. 은행장에 취임한 지 행장이 금감원 임원진과 첫인사를 나누기 위해 방문한 것인데 전임 행장인 함 부회장도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임 은행장이 취임 직후 금융당국 수장을 면담하는 것은 관례적인 일이지만 전·현직 행장이 함께 오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지난해 초 회장 연임과 지난달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갈등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며 "일주일 사이에 하나금융 CEO가 총출동한 것은 금융당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해 보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1월 3연임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금융당국은 당시 김 회장의 '셀프 연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금감원은 '특혜대출 의혹'을 이유로 하나금융 회장 선임 일정 연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이 예정대로 회장선임 일정을 강행하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로부터 1년 2개월 후인 지난달엔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갈등이 재연돼 금감원과 '2라운드'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금감원은 하나금융 이사회를 만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함 부회장이 연임할 경우 '법률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이사회 '회동' 이후 3연임이 유력했던 함 부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