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골목상권, 지방은행④]'지방은행 위기론' 극복할 대안으로 '디지털 뱅킹' 부상…해외진출 강화도 모색
지역경제 침체와 시중은행의 지방 공략으로 설 자리가 좁아진 지방은행이 새로운 미래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당기순이익 기준 지방은행 1·2위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올 상반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산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2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은 10.1% 감소한 1782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역 경기 침체가 극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아 지방은행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지방은행들은 '디지털 뱅킹'으로의 전환이 '지방은행 위기론'을 극복할 거의 유일한 기회라고 본다. 디지털뱅킹 전환에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대구은행이다. 김태오 대구은행장은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전환 동향을 수시로 챙기고 있다. 원래 '대구경북뱅크'의 약자였던 DGB의 의미를 'Digital & Global Banking group'으로 바꾼 것도 김 행장이다. 김 행장은 "대구은행 임직원은 3000명 안팎으로 시중은행보다 작지만, 오히려 디지털로 전환하기에는 조직이 가벼워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소기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SK텔레콤, 핀테크 업체 '핀크'와 손잡고 출시한 'T하이파이브(T high5) 적금'이 대박을 친 것. '이종(異種)산업'과 협업을 통해 지방은행의 한계로 지적돼온 수도권 시장과 2030세대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점포 혁신을 시도한다. 직원 배치 등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영업점을 디지털 점포로 바꿔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부산은행은 최근 '셀프브랜치(Self Branch) 학장점'을 개점했는데, 이 점포는 STM(고기능 무인 자동화 기기)과 모바일뱅킹 앱, 태블릿PC를 기반으로 하는 신개념 영업점으로 상주직원은 1명 뿐이다. 경남은행도 디지털 점포 구축에 착수했다. 오는 11월 경남 창원에 위치한 명곡지점을 디지털 점포로 시범 운영한다.

지방은행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 시장 진출에 성공한 대구은행은 올해 하반기 미얀마에 MFI(소액대출기관) 현지법인 설립을 계획 중이다. 베트남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손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이 현지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JB금융그룹도 해외 영업을 강화한다. 캄보디아 외에 미얀마와 베트남 등에서 현지 기업 M&A(인수합병) 등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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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관계자는 "현지 은행들에 비해 자금 조달비용이 적게 들어 금리 경쟁에서 우월하다"며 "국내 은행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지방은행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은 해외 진출"이라고 말한다.
지방은행들의 해외 진출을 안 좋게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역 기업의 자금중개 기능을 위해 설립한 지방은행이 해외진출에 나서는 것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다"며 "시중은행도 해외에서 단기에 수익을 내기 힘든데 지방은행까지 굳이 해외로 나갈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