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금융, 이제 산업이다④

지난달 9일 카드사 CEO(최고경영자)들은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을 만난 자리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 개정안의 조속한 심사와 통과를 건의했다. 전금법 개정안엔 카드사들의 숙원인 종합지급결제사업(이하 종지업)이 포함돼 있다.
이때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사들과 함께 목소리를 낸 사람이 당시 여신금융협회장이었던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다. 전금법 개정안은 종지업 도입을 반대하는 시중은행들의 의견으로 답보상태다. 김 후보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종지업은 일정 수준의 자본금만 확보하면 은행 뿐만 아니라 카드사 등도 고유의 계좌를 고객들에게 열어줄 수 있는 사업이다. 현재는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받기 위해 은행 계좌를 연결해서 쓰고 있는데, 해당 은행에서 카드 결제대금을 받아올 때마다 은행에 수수료를 내고 있다. 비용 절감과 이에 따른 고객 혜택 강화를 위해 카드사들은 종지업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꿔 말하면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받아왔던 수수료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더욱이 카드사 뿐만 아니라 빅테크(IT대기업)들까지 종지업에 진출해 계좌 개설을 할 수 있게 된다. 금융 헤게모니가 급격히 온라인 플랫폼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종지업을 둘러싸고 업계가 이견을 보이는 이유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최근 등장한 빅테크들이 소액후불결제 등 신용카드사 고유의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카드사들도 평평한 운동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종지업 등 전통적인 신용카드 사업 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카드수수료 체계에 대한 규제 개선도 새 정부에 바라는 요구 중 하나다. 김 후보자는 여신협회장 시절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용판매가 적자 상태임에도 수수료가 추가로 인하되는 현행 적격비용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카드산업이 반쪽짜리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갖게 되고, 이는 결국 한국 결제시스템의 안정과 소비자 보호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가맹점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은 3년마다 재산정된다. 카드사 신용판매(이하 신판) 원가 개념인 '적격비용'을 계산해 카드사 마진을 더해 당정이 수수료율을 정한다. 상한선을 넘지 못하도록 한도를 두는 나라는 더러있어도 카드수수료율을 정부 차원에서 정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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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은 세제 환급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수수료율이 '제로'인 가맹점이 전체 가맹점의 91%에 달하고 앞으로의 3년 수수료율을 과거 3년간의 적격비용을 바탕으로 정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3년간 카드사들은 업의 본질인 신판 부분 적자를 비용절감과 대출·할부금융 영업 확대 등으로 메웠다.
카드사들은 최근 금리가 올라가면서 조달자금 비용 상승 리스크에 직면했다. 더 낮아진 수수료율과 늘어나는 조달비용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카드업계는 카드수수료 이슈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이 되면 수수료 체계 규제 개선을 위한 중·장기적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