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확 빠진' 금감원, '불완전한' 금소원..공동검사권 '충돌' 우려까지

'힘 확 빠진' 금감원, '불완전한' 금소원..공동검사권 '충돌' 우려까지

권화순 기자
2025.09.16 15:30
감독체계개편안 표/그래픽=김현정
감독체계개편안 표/그래픽=김현정

여당이 발의한 '금융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감독원은 설립 이래 가장 힘이 빠진 조직이 된다. 금융소비자보호기능이 떨어져 나가는 데다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 중징계 권한도 행사할 수 없어서다. 신설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은 제재권과 검사권을 갖게 되지만 금감원과 '공동검사권'을 놓고 두 조직간 갈등과 비효율이 심각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개정된 금융위 설치법(금융감독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금감원의 권한은 대폭 축소된다. 정부 부처인 금감위가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에 이관하는 대신 감독정책에 좀더 '집중'하고, 금감원 및 금소원에 대한 지도·감독권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감원은 제재권한이 대폭 줄어든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검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되면 기관이나 임직원 제재를 한다. 금감원장 전결로 은행·보험 최고경영자(CEO)의 연임을 제한하는 문책경고가 가능하지만 향후 법 개정에 따라 이 권한은 금감위가 갖게 된다. 문책경고 제재권은 금융회사에는 막강한 영향을 발휘한다. 지난 2014년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은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문제로 문책경고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연임 제한 징계를 받고 스스로 사퇴한 CEO들이 많았다. 지난 2017년 자살보험금 사태때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이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가 금감원의 CEO 문책경고 가능성에 보험금을 전액 지급하며 '백기'를 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의 중립성·자율성 강화 논의로 시작된 감독체계개편이 금감원 권한 축소·정부 통제 강화라는 뜻밖의 결론으로 귀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에서 분리 독립되는 금소원은 금소법에 따른 검사와 제재권을 새롭게 부여 받는다. 금소원장이 금감위 멤버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전 대비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반면 금융소비자보호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비판도 작지 않다. 금소원 조직은 원장 1인과 부원장 1인 및 부원장보 3인 등의 임원을 두고 인원은 총 600~700명 가량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전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검사를 하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전성(금감원)와 소비자보호(금소처)의 상충'에 대한 문제제기로 인해 금감원에서 금소원이 분리됐지만 정작 건전성 정책을 담당하는 금감위 산하 조직으로 꾸려져 당초 취지가 무색하단 비판도 있다. 금소원은 금감위의 금융소비자위원회의 감독·지도도 받는다는 점에서 '옥상옥' 논란도 불거진다.

금감원과 금소원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개정 법안은 양 기관이 필요한 경우 '공동검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지만 양 기관 모두 이를 따라야 한다는 의무 조항은 없다. 필요할 경우 양해각서(MOU)를 맺고 직원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했으나 이는 전형적인 '탁상정책'이란 비판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전성과 소비자보호라는 다른 목표를 가진 별도 조직이 지금처럼 긴밀하게 작동하기는 쉽지 않다. 문제가 발생하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돼 기민한 대응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상 금감원과 금소원의 역할 분담도 명확하지 않다. 개정안에는 금소법상의 검사·제재는 금소원이 맡도록 했다. 현행 금소처에는 금소법 뿐 아니라 금융투자, 대부업, 추심업, 보이스피싱 등과 관련한 업무도 많지만 어떤 기관으로 가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금융상품 약관이나 기초서류 관련은 금감원이 맡고, 불완전판매 등은 금소원이 맡기 때문에 업무가 복잡해질 뿐 아니라 금융소비자는 양 기관에 모두 분쟁민원을 제기해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