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10조원 참여 계획 민간서 최초로 밝혀…민간 몫의 13%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 금융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전 계열사를 통해 총 8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민간에서 최초로 참여 계획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금융 정책 기조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임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임 회장이 이례적으로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들었으며, 정진완 은행장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남기천, 보험(ABL) 곽희필, 저축은행 이석태, 자산운용 최승재, 벤처파트너스 김창규, PE 강신국 등 자회사 CEO가 총출동해 의지를 천명했다.
임 회장은 "증권회사와 보험회사를 추가해 우리금융이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이 된 지금이야말로 과거 우리은행이 가졌던 경쟁력, 즉 기업금융 명가로서의 목표를 추진할 때"라며 "이러한 정체성과 경쟁력을 본격 발휘하고 첨단전략산업 중심으로 성장을 선도하겠단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번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5년간 총 80조원 규모로 진행된다.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으로 구분해 실행하기로 했다.
생산적 금융 73조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을 비롯해 그룹 자체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국민성장펀드 10조원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보고대회에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을 제시한 이후 민간의 첫 참여 사례다. 150조원 중 민간 몫 75조원의 약 13% 규모를 우리금융이 지원하겠단 것이다. 임 회장은 "전체 금융권에서 우리금융 비중이 10%가 조금 안 되는데 조금 더 의욕적으로 약 13% 정도를 참여하겠단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 증권 중심의 모험자본투자 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 펀드 5조원 등 7조원 규모의 자체 투자를 이행하기로 했다.
그룹 공동투자펀드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자회사가 조성한 금액을 우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 자회사가 운용주체로 나선다. 직·간접 투·융자, 민간 모(母)펀드 조성, 자(子)펀드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공지능(AI), 바이오, 방산과 같은 10대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자본여력을 확대해 첨단전략산업 기업에게 초기 스타트업부터 스케일업,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기업공개(IPO) 등 성장단계별 맞춤형으로 5년간 총 1조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하기로 했다.
독자들의 PICK!
이같은 17조원의 투자는 우리금융의 지난 5년간 투자 실적의 2배 규모에 해당한다.
생산적 금융 73조원 중 나머지 56조원은 융자다. 구체적으로 첨단전략산업 대표기업(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중견·중소·벤처기업을 연결하는 'K-테크(Tech) 프로그램'에 19조원을 지원한다. 또 지방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16조원, 혁신 벤처기업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에 7조원, 우량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3조원을 각각 지원한다.

80조원 중 7조원은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된다. 특히 외부 신용등급(CB) 7등급 이하 저신용 고객의 대출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 신규 저신용 고객에게는 0.3%포인트(P)를, 기존 성실 상환 고객 중 4~7등급에는 0.4%P, 8등급 이하에는 1.5%P를 각각 인하한다.
현재 6개인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는 11개까지 늘려 대면 지원을 강화하고,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금리우대도 확대키로 했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매년 11만명씩 5년간 총 55만명의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 실행에 따라 우려되는 자본 안정성, 건전성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택담보, 임대사업자 대출을 첨단전략산업 대출로 전환하는 등 자산을 리밸런싱할 방침이다. 또 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안정성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로 지난 5년간 4%에 머문 기업대출 성장률을 향후 10%까지 끌어올리고, 그룹 전체의 기업 대출 비중은 기존 50%에서 60%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자회사 성과 평가 시 생산적·포용 금융 배점을 신설한다. 은행·증권에 30%, 나머지 자회사엔 15~20%를 적용할 계획이다.
임 회장은 기업금융 확대로 '밸류업' 차질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재무안정성 시뮬레이션을 지속해 왔다"며 "연말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 12.5% 달성과 배당 확대 등 밸류업 계획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