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1억6000만원 배상"…보이스피싱 '무과실배상' 해외 사례 보니

"은행이 1억6000만원 배상"…보이스피싱 '무과실배상' 해외 사례 보니

권화순 기자
2025.10.08 07:30
2025년 1~8월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 신고 처리 건수/그래픽=김다나
2025년 1~8월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 신고 처리 건수/그래픽=김다나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피해액의 일부 혹은 전부를 은행이 무과실배상하는 방안이 추진되자 은행권이 반발하고 있다. 민법의 '과실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동일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금융회사가 1억6000만원 한도로 무과실 책임을 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은행과 통신사가 전액 책임진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 보이스피싱 피해에 따른 무과실 배상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은행권의 보이스피싱 배상책임 보험의 가입금액이 1000만~2000만원인 점을 감안해 1000만원이 배상책임 기준액이 될 가능성이 거론되다.

무과실 배상책임 제도가 도입되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잘못해서 금전적인 손실을 입어도 은행 등 금융회사가 일정금액까지는 무조건 배상을 해야 한다. 올해 1월~7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7766억원에 달하고 연간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융회사가 떠안아야 하는 배상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법무법인 화우를 법률자문사로 선정해 은행에 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민법에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가 손해를 배상하는 '과실책임주의 원칙'이 있는데, 보이스피싱 가해자가 아닌 은행이 배상 하면 민법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은행에 '무차별적인 책임 전가'를 하는게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에서도 금융회사의 무과실 책임을 도입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영국은 피해자 본인이 잘못해서 직접 이체한 경우도 최대 8만5000파운드(약 1억6000만원) 한도로 금융회사가 배상하는 '강제 배상규칙'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피해자는 청구 후 5일안에 결제업체로부터 상환 받는다. 배상한도를 초과한 금액도 금융 옴부즈맨 서비스에 문제 제기해 구제 받을 수 있다. 배상 비용은 송금 받는 금융회사와 수취한 금융회사가 50대50으로 분담한다.

싱가포르는 금융회사 뿐 아니라 통신사도 공동책임을 지웠다. 소비자가 피싱링크를 통해 정보가 털려 피해를 당하면 전액 배상 받을 수 있다. 배상 방식은 '폭포수 접근법'에 따라 은행-통신사-소비자 순으로 상위 순위의 기관이 주요 책임을 위반했다면 해당 기관이 전적으로 배상한다. 다만 피싱링크로 인한 피해가 아니라 본인이 보이스피싱범에 속아서 직접 송금한 경우에는 구제하지 않는다.

영국과 싱가포르의 금융사기 거래(보이스피싱) 배상 의무 법안/그래픽=이지혜
영국과 싱가포르의 금융사기 거래(보이스피싱) 배상 의무 법안/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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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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