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소송, 대법원서 보험사 승소…충당부채 수천억 환입

즉시연금 소송, 대법원서 보험사 승소…충당부채 수천억 환입

배규민 기자, 권화순 기자
2025.10.17 14:48

즉시연금 분쟁 8년 만에 종결

즉시연금 분쟁 진행 일지/그래픽=이지혜
즉시연금 분쟁 진행 일지/그래픽=이지혜

대법원이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에서 보험사 손을 들어주면서 수년간 업계 부담으로 작용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충당부채 부담이 줄어들어 재무 여력이 커지고, 이번 판례가 향후 유사 소송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는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연금 계산 방식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례로, 업계 표준 구조에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즉시연금은 고객이 보험료를 한 번에 내고, 곧바로(혹은 일정 기간 뒤) 매달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문제는 '연금을 얼마나 줘야 하느냐'였다. 소비자들은 보험사가 자신들의 돈을 굴려 얻은 이익(공시이율 적용이익)을 전부 연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나중에 원금을 돌려주기 위해 일부를 미리 떼어 두는 것이 정당하다는 입장이었다.

쉽게 말해 소비자는 "이자 전부를 달라"고 한 반면 보험사는 "이자 중 일부는 원금을 보장하기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 맞선 셈이다. 여기에 더해 보험사가 이런 구조를 가입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 여부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법원은 보험사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자(공시이율 적용이익)를 전부 지급해야 한다는 약속은 약관에서 찾을 수 없다"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2017년 금융감독원이 추가 지급 권고를 하면서 시작된 분쟁은 2018년 소송 제기 이후 1·2심을 거쳐 8년 만에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이 났다.

이번 판결은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에 적용된다. 삼성생명은 쌓아둔 4100억원, 미래에셋생명은 약 70억원의 충당부채를 환입할 수 있게 됐다. 동양생명은 즉시연금 관련 충당부채를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소송을 포함해 약 140억원을 적립해둔 상태다.

교보생명은 내년에 유사한 소송의 판결을 앞두고 있으며 약 700억원의 충당부채 환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 대부분이 비슷한 구조로 즉시연금을 판매해 온 만큼, 이번 판결로 인한 재무 개선 효과가 생보사 전반으로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도 이번 판결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 검사 부문은 그동안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별도 조치를 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제재 이슈도 없었다. 분쟁조정 부문은 판결문을 검토 중이며 남아 있는 사건들도 이번 판례의 취지에 맞춰 처리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결이 이제 막 나와 취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남은 분쟁 건도 판결에 맞춰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송은 마무리됐지만 판매 관행 개선은 과제로 남았다. 법원도 보험사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약관에 '산출방법서에 따라 계산한다'는 문구만을 넣어 연금액 산출 방식을 안내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소송 리스크는 해소됐지만, 신뢰 회복을 위해 약관과 설명서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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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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