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모럴해저드 '이중고'… 52개 캐피탈사 연체율 뛴다

경기불황+모럴해저드 '이중고'… 52개 캐피탈사 연체율 뛴다

이창섭 기자
2026.02.03 04:05

2023년말 1.95%→지난해 9월 2.47%
채무조정 기대 확산에 상환의지 약화도

할부·리스 금융사 연체율 추이/그래픽=이지혜
할부·리스 금융사 연체율 추이/그래픽=이지혜

상용차를 취급하는 캐피탈사가 건설업 불황과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의 이중고에 시달린다.

건설경기가 최악으로 치닫자 트럭 등 할부금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차주가 늘었다. 정부의 빚 탕감을 기다리며 상환을 미루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조정 확대정책이 도덕적 해이를 일으켜 연체율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52개 할부·리스(캐피탈) 금융사의 평균 연체율은 2023년말 1.95%에서 지난해 9월 2.47%까지 뛰었다. 상용차를 주로 취급하는 캐피탈업권의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크게 올랐다.

상용차는 상업적인 용도에 사용되는 차량이다. 덤프트럭과 같은 화물차나 레미콘·크레인 등 특장차가 이에 속한다. 국내 상용차 할부시장은 현대커머셜이 5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다. 현대커머셜의 연체율 상승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회사도 큰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외에 상용차 영업을 주로 하는 곳으로는 메리츠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NH캐피탈, KB캐피탈 등이 거론된다.

상용차를 취급하는 캐피탈사의 연체율이 오른 주요 원인으론 역대급 불황인 건설경기가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 시공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이 전년 대비 16.2% 감소했다. 1998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크게 줄었는데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8.1%)보다 마이너스폭이 컸다.

대형 덤프트럭은 신차 가격이 2억~3억원, 중고차여도 1억원에 달한다. 캐피탈에 매달 갚아야 할부금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데 건설업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차주의 상환능력이 크게 약해졌다. 결국 차주가 버티지 못해 할부금 상환을 포기하면서 캐피탈의 연체율이 올라간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새출발기금으로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건설부문 캐피탈 고객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새출발기금은 빚을 갚지 못하는 개인사업자의 채무를 조정하는 정부 프로그램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빚 탕감을 기다리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현 정부는 오래된 연체채권을 정리하는 새도약기금을 가동하는 등 채무조정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데 이것이 차주의 상환의지를 약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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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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