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가 금융지주 회장 연임 좌지우지?...특별결의 '후폭풍' 오나

ISS가 금융지주 회장 연임 좌지우지?...특별결의 '후폭풍' 오나

권화순 기자
2026.03.14 15:00
의결권 자문사 ISS의 금융지주 주총 안건 찬반 권고 사례/그래픽=이지혜
의결권 자문사 ISS의 금융지주 주총 안건 찬반 권고 사례/그래픽=이지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도입기로 하면서 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비중이 40~80%로 절대적인 상황에서 ISS의 찬성·반대 의견이 향후 회장 연임 여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곧 발표할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의 핵심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시 주총 특별결의 도입이다. 지금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사실상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앞으로는 연임시에는 주주총회에서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고 3연임시에는 4분의3을 넘는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주총 특별결의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해 소수의 사외이사가 아닌 전체 주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의도와 달리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영향력만 키울 거라는 우려가 금융권에서 제기된다. 국내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지분율은 KB금융지주가 80%에 육박(76%)하고 하나금융지주(67%) 신한금융지주(61%)도 60%를 웃돈다.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47% 수준이다. 국내 금융지주 주총 안건에 대해 세세히 알지 못하는 외국인 주주들이나 국민연금의 경우 주주권을 행사할 때 ISS 같은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참고 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외국인 지분비율(3월 기준)/그래픽=이지혜
4대 금융지주 외국인 지분비율(3월 기준)/그래픽=이지혜

ISS는 지난 2010년 이후 국내 금융지주사의 주총 안건에 적극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난 2020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 안건에는 반대 보고서를 냈는데 당시 주총에서 조 회장의 연임 찬성 비율은 56.43%로 연임 요건인 50%(일반결의)를 겨우 넘겼다. ISS는 2022년과 2025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선임 및 연임 안건에도 반대 의견을 냈다. 함 회장이 첫 임기를 시작한 2022년의 주총 찬성 비율(60.4%)은 타 금융지주 회장 대비 많게는 30% 가량 낮게 나왔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일반결의 대신 특별결의가 도입되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은 ISS 같은 의결권자문기구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ISS가 반대 의견을 낼 경우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나 3연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별결의 도입 전인데도 이달 주총 안건으로 올라온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대한 ISS의 권고에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IS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찬성' 의견을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주총을 앞두고 ISS와 물밑 접촉해 주총 안건에 대한 찬성 의견을 받아 내려는 움직임이 더 심화할 수 있다"며 "국내 사무소가 없는 ISS와 접촉이 힘들다보니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ISS 산하의 컨설팅 회사에 일감을 주는 식으로 네트워크을 넓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ISS의 권위가 부풀려져 있다는 시각도 있다. ISS는 국내 상장사 1100곳에 대해 의결권 자문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별도의 사무소가 없다. 일본 도쿄 사무소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국내에선 ISS가 공신력 있는 전문 기관인 것처럼 인식이 되고 있지만 금융지주사의 비재무적인 요소에 대해 탁월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자회사 컨설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라서 자문기구로서의 객관성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물음표를 던진다"고 말했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ISS의 입김에 따라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면 지배구조가 왜곡될 소지가 있다"며 "JP모건체이스가 주주권을 행사할 때 ISS와 같은 의결권 자문사 대신 내부 판단에 따라 결정키로 했다는 소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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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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