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어닝서프라이즈의 찜찜한 뒷맛

[기자수첩]어닝서프라이즈의 찜찜한 뒷맛

김도윤 기자
2013.10.03 08:00

지난 8월 13일 코스닥에서 한때 ‘국민주’로 불렸던 A기업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91억원에 달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2분기에 제시한 영업이익 전망치 200억원 안팎을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였다.

당연히 실적발표 당일부터 이틀연속 거래가 폭발하며 주가는 급등했다. 이후 에도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타며 현재까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A기업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실적도 좋고, 주가도 오르고 ‘이보다 좋을 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A기업의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 사실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투자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그나마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것이 회사가 제시하는 가이던스와 증권사들의 리포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A기업의 2분기 실적은 실적발표 직전까지 증권사들이 자신있게 제시한 전망치와 차이가 나도 너무 났다. 특히 A기업이 제시한 2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195억원)와도 무려 100억원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더구나 실적발표 이후 A기업 대표이사의 행동은 투자자들을 더욱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 회사 대표이사가 실적발표 2주만에 지분 2%를 장외매도, 400억원을 현금화했기 때문.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경우일 수도 있지만, 시장이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의구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행위에 대해 “실망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기업 입장에서 실적에 관한 정보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잘못된 정보는 투자자들의 혼선과 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상장기업은 주주나 투자자를 위해 지속적으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 것이다.

오는 4일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매분기 실적발표에 앞서 가이던스를 공개하는 이유는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시장의 혼란과 주주나 투자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는 단지 대장주 삼성전자 뿐 아니라 모든 코스피, 코스닥 상장기업의 책임이자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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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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