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에게 베풀면 그 이상으로 보답해주지 않겠습니까."
최근 만난 평택 소재의 한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가 조심스럽게 꺼내놓은 경영철학이다. 이 CEO는 얼마 전 회사 운전자금으로 쓰기 위해 자신의 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운전자금보다 조금 더 대출을 받았고, 남는 자금은 그동안 회사 성장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특별 성과급으로 나눠줬다.
"지난해 이익도 많이 났는데 회사 돈으로 성과급을 줘도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CEO는 "괜히 회사 돈을 썼다가 주주는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성과급 잔치나 벌인다는 얘기나 들을까봐 개인 돈으로 썼다"고 답했다.
또한 이 CEO는 최근 회사가 평택에 있다 보니 직원들이 가족단위로 문화체험을 할 기회가 적다고 생각, 개인 돈으로 직원 가족들의 서울 나들이도 추진했다고 한다. 가족들과 함께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 CEO의 배려에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매년 때가 되면 되풀이되는 극렬한 노사갈등을 떠올려보면 과연 우리나라에 이런 회사가, 이런 CEO가 있을까 싶다. 이 CEO가 개인 돈까지 써가며 직원들을 챙기는 까닭은 무엇일까.
"회사가 성장하는데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지만, 사람만큼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직원들에게 10억원을 쓴다면 직원들은 그 만큼 더 열심히 일해 그 이상으로 보답을 해주죠."
이 CEO는 "언론에 등장하는 기업 노사갈등 문제를 보고 있으면 한 기업을 책임지는 CEO 입장에서 남다르게 느껴진다"며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직원들의 처우를 자신의 일처럼 생각한다면 굳이 직원들이 노조를 구성할 필요성을 느끼겠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매서운 추위도 절정을 넘어가고 있다. 매년 그러듯 올해도 봄이 오면 적지 않은 기업들이 또 한바탕 '춘투'로 몸살을 앓을 것이다. 앞선 사례처럼 CEO는 기업의 핵심 성장자원인 직원을 아끼고, 직원들은 자신이 몸담은 회사와 CEO에 신뢰를 보낸다면 춘투는 그리 겁날 일은 아닐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