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삼성이 채용 혁신의 일환으로 도입하려던 대학총장 추천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을 낳았다. 한해 20만여명의 취업준비생들이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에 들어가기 위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본다. 심지어 관련 사교육시장도 있다고 한다. 삼성 입장에선 이로 인한 사회적 비효율 및 낭비를 줄이겠다는 의도였겠지만, 사회적 논란 끝에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이런 논란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시선들이 있다. 바로 인재 영업에 목마른 국내 중소기업들이다. 최근 만난 의료기기업체 A대표는 삼성으로 대변되는 취업준비생들의 '대기업 해바라기' 풍토를 보면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다고 여기저기서 난리를 치고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딴 나라 얘기 같다는 설명이다.
A대표가 경영하는 의료기기업체는 300억원대의 견실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를 넘을 정도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 구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우수인재 확보 차원에서 신입사원 연봉을 3000만원 수준까지 올리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다.
A대표는 "구인 광고를 내도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을 뿐더러 원하는 수준의 사람을 뽑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며 "대기업 만큼은 아니더라도 복리후생 수준도 높였는데 참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일자리 미스매칭의 원인으로 A대표는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중소기업의 연봉이나 복리후생이 대기업에 비해 낮은 게 현실이지만, 이 보다도 중소기업이나 중소기업 직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 문제라는 설명이다.
"친구 몇 명이 만났다고 생각해 봅시다. 누가 어디 다니냐를 먼저 따지죠. 그 사람이 그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있고, 얼마나 역량을 발휘하는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죠.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말이죠."
정부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이 강해져야 우리 산업의 뿌리가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지언정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뿌리깊은 대기업 선호현상은 여전하다. 우리 스스로 이같은 인식을 깨는 것에서부터 강한 중소기업의 육성은 시작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