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 그 대로 계획일 뿐 숫자놀음에 빠진 형국이다."(벤처 유관기관 임원)
"목표 달성 여부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공기업 임원)
올해 정부의 벤처펀드 조성 계획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들이 적지 않다.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 등 정책펀드가 약속이나 한 듯 대규모 민관 벤처펀드 조성 계획을 내놨지만 실현 가능성에 꾸준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의 벤처펀드 조성 규모를 최소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한다. 중소기업청 산하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가 1조5300억원, 금융위원회 산하 성장사다리펀드가 9240억원에 달한다. 모태펀드가 연기금 협업 펀드 등 7개, 성장사다리펀드도 코넥스펀드 등 7개의 벤처펀드에 출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통상 정책펀드(모펀드)는 일정부분 자금을 출자하고 민간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자펀드)를 결성한다. 정책자금을 '마중물'삼아 벤처·창업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벤처펀드 조성 계획의 달성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벤처펀드의 수익률이 낮아 민간투자자들이 출자를 꺼린다. 투자기업이 특정 분야에 한정되는 등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정부가 보여주기 실적에 급급해 무리하게 대규모 벤처펀드 조성 계획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다는 얘기다.
한 대형 벤처캐피탈 대표는 "연기금 등 대표적인 민간투자자들은 대부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고수해 벤처펀드 출자에 미온적"이라며 "벤처펀드 조성 계획이 실적 지상주의에 빠져 일정 부분 거품이 끼어있다'고 꼬집었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 박근혜 정부는 올해 출범 2년째를 맞아 창조경제 성과를 본격적으로 창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원활한 벤처자금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원활한 벤처기업의 자금지원 여부가 창조경제 성과 창출의 시발점인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벤처펀드 조성 계획부터 실현 가능성이 낮은 숫자 놀음에 그친다면 창조경제는 여전히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