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펀드, 금명간 초록뱀 인수 계약 체결...급성장 中엔터시장 겨냥, 경쟁력 갖춘 韓엔터기업 인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 엔터테인먼트시장이 개방된 가운데 홍콩계 펀드(PEF)가 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인초록뱀(5,760원 ▲30 +0.52%)을 인수한다.
중국계 자본이 콘텐츠 제작경험이 풍부한 국내 엔터업체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대 중국자본의 국내 엔터업체 ‘쇼핑’의 신호탄이 쏘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초록뱀은 홍콩계 펀드와 최대주주인 에이모션과 고현석 대표의 지분(경영권 포함)을 매각하는 협상을 마무리중이며, 금명간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 매각단가는 주당 3500원 수준으로, 총매각가격은 100억~1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엔터테인먼트시장이 급성장중인 가운데 중국 자본이 드라마 등 한류를 통해 콘텐츠 제작 기술력과 경험을 검증받은 국내 엔터업체를 사들이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그동안 영화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중국 화책의 투자를 받은 적은 있지만, 드라마 제작사가 매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록뱀은 드라마 '올인' '주몽'과 시트콤 하이킥' 등 한류시장을 이끌어왔던 제작사다. 최근 '나인 : 아홉번의 시간 여행' 'K팝 스타 시즌3' '고교처세왕''삼총사' 등을 제작했다. 주요 주주는 에이모션(19.77%), 고현석 대표(5.29%), 캠시스(7.19%)다.
이번 초록뱀의 매각은 중국 엔터시장의 성장세와 FTA 등으로 인한 환경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인터넷 네트워크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해 중국 온라인 동영상시장에서 한국 콘텐츠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가입자 규모는 4억 2800만명에 달하며, 온라인 영상 콘텐츠 사용률은 69.3%에 달한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업체들은 한국 콘텐츠의 독점 방영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더구나 이번 한중 FTA로 저작권보호 기간도 기존 20년에서 50년으로 연장됐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 업체들 입장에선 한국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베낀 콘텐츠 제작이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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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뱀은 일반 드라마 제작사와 달리 시트콤과 예능프로그램까지 풍부한 제작 경험을 갖고 있다. 초록뱀의 노하우를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적용하면 현지의 맞춤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홍콩계 펀드가 인수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미 초록뱀은 지난 6월 대만 드라마 시장에 '용감설출아애니'를 선보였다. 방송 1회 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2위에 올라설 만큼 제작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PEF입장에선 시진핑 중국 주석이 최근 전파력, 공신력, 영향력을 고루 갖춘 신형 미디어 그룹의 육성을 강조한 만큼 초록뱀을 중화권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제작사로 키운다면 재매각을 통해 수익극대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초록뱀 관계자는 지분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은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